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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제때 치료를 받으려면 어떻게 할까? by DLab
장애인 건강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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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정의 본문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사회적인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의 질적 결함뿐만 아니라 관심사가 한정되어 있고 행동이 반복적인 것이 특징인 초기 아동기의 발달장애로, 경미한 장애부터 심각한 장애까지 다양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보호자를 통한 설문보고와 전문 검사자에 의한 관찰을 통해 ASD를 진단하고 치료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진단과 치료를 받기 위해 최대 2~3년 등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등 국내의 치료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고 접근성이 좋지 못해 오랜 기간 전문가에 의해 아이의 상태가 꾸준히 모니터링되기 어렵습니다. 팀 DLab은 학령 전기의 발달장애・ASD 아동들이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 문제정의 하였습니다.

Why

Background & Emotional
1. 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한 아이를 위한 온 마을의 필요성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고 성장하며, 정상적인 발달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가까운 부모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만약 아이가 또래에 비해 말이 늦거나 잘 걷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발달 단계에 비해 뒤쳐지기 시작하면 어떨까요? 발달이 느린 아동에게는 증상에 맞는 정확한 진단과 시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는 영유아 건강검진(K-ASQ)과 같은 선별 도구를 통한 발달 장애 스크리닝 검사와 언어, 미술, 음악, 행동, 놀이, 인지, 감각통합, 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재활 치료를 포함합니다.[1]  이처럼 또래에 비해 다소 ‘느린’ 아이들에게는 다른 질환이나, 장애에 비해 훨씬 다양한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진단과 치료를 위한 긴 대기시간

서울시립어린이병원의 삼성발달센터에서 학령전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그곳에서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발달 장애・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 아이들과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아이들과 가족들은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가족은 아이와 잘 맞는 치료사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왕복 4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다녔습니다. 어떤 가족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치료 센터 근처로 이사를 오기도 했습니다. 이는 치료 프로그램의 긴 대기시간 때문이었는데, 특정 치료 프로그램의 경우 최대 3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고 있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좋은 치료를 받기 위해 오랜 시간을 대기하다 보니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각종 보고서와 통계자료에 수치로 잡히지 않는 무수히 많은 아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지속적으로 받기 힘든 이유가 무엇일지 정신건강의료 전달체계의 관점에서 구조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습니다.

 

 

[1] ⌜발달장애인 재활・의료 지원체계 구축에 관한 연구⌟, 2015

2. 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일까요?

 

자폐성장애 등록장애인수

(출처: 보건복지부 ‘시.도 장애인등록현황 자료’, 2020.07)

 

꾸준히 증가하는 ASD 아동의 수

자폐성 장애 등록장애인수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등록’ 장애인 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자폐성 장애로 ‘진단’받는 수는 훨씬 많을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간한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발달장애로 분류되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인 수는 각각 207,704명과 19,868명에 이릅니다. 통계에서 주목할 점은,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각각 17.94%, 17.45% 증가하며, 다른 유형의 장애에 비해 가장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ASD 아동에 대한 연구 부족

한국 아동의 ASD 유병률(prevalence rate)은 2.64%로 알려져 있습니다.[2] 이는 2011년 고양시 일산구에 거주하는 7~12세 아동 5만 5천명을 대상으로 일일이 부모 조사와 아동 직접 평가를 거친 결과로서, 한국 아동의 ASD 유병률을 조사한 처음이자 마지막 연구입니다. 2019년도 서울대학교 병원 ‘소아청소년 정신질환실태조사 사전기획 연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는 전국규모의 소아-청소년의 정서-행동문제 및 정신장애에 대한 정확한 유병률 자료가 없고, 국내에서 5년마다 실시하는 정신질환 실태 역학 조사는 18-64세 성인을 대상으로 하여 소아-청소년은 배제’되는 실정입니다.

 

 

전국 나이별 신규등록 자폐성 장애인 현황

(출처: 보건복지부, 장애인 등록현황, 2019)

 

 

골든타임이 존재하는 ASD 치료 시기

2019년 한해 동안 자폐성 장애로 등록된 인원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087명의 아동이 만 3~6세에 자폐성 장애로 등록되었으며, 대부분의 장애 등록은 만 7세 이전, 즉 학령 전기에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령전기라는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고 전문가에 의한 진단과 치료가 제때 이루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2] Kim et al, 2011

Who & What

Fact & Data
1. 이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대상은 누구이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아이가 소아청소년전문의에 의해 발달장애・자폐스펙트럼장애로 진단 받았다면 가장 먼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대상은 보호자입니다. 보호자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홀로’ 심각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마주합니다. 아이의 진단 결과를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고, 거주 중인 지역 내에 어떤 치료 기관이 있는지 찾아보고,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각종 사회복지서비스의 신청 방법과 구비서류에 대해 알아보고, 발달 재활치료의 효과성과 지속 여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국내에 아이가 발달장애로 진단 받고 치료를 지속하기까지의 모든 프로세스를 총괄하는 실질적인 헤드쿼터(headquarter)가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보호자가 아이에게서 발달장애 증상이 나타난다는 진단을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고,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하기로 결심하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냅니다. 스스로 관찰한 아이의 발달 상태나 행동에 대해 정리하여 인터넷 카페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는 보호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아이가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고 어떤 상담이 필요하고, 또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저도 아이가 진단 받기 전까지 (자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경계선 상에 있는 아이들의 부모님은 그런 마음을 더 많이 가질 것 같아요. 조금만 더 지나면 자랄 것 같다는 희망이 있거든요. 그런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아이의 상태를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지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거든요. 아이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아이가 괜찮을 거라는 생각은 접고,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본인의 바람이 오히려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안 좋은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가셔서 병원에서 아이 상태를 진단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 보호자 인터뷰 중

 

영유아검진에서 ‘심화평가권고’를 받은 경우, 또는 아이의 상태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자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방문하면 정밀 발달 검사를 받게 됩니다. 이때 소견서에 ‘언어장애’ 등으로 질병 분류가 F코드에 해당하면 실비보험을 적용 받기 힘들어지기에 이를 보험 적용이 안되는 비급여로 처리한 후 장애 등록을 최대한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들은 소견서를 받고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2~3년을 대기합니다. 병원에서 어떤 검사를 받는 것인지, 각각의 검사 결과 점수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대기 하는 기간 동안에는 어떤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지, 심리적, 경제적 지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보험 정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제때 알아야 할 정보는 넘쳐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부모 심리 지원서비스가 있는 것도 최근에 알았어요. 저 같은 엄마들에게 이런 서비스가 있다고 알려주면 좋겠어요.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굉장히 번거로운 과정이지만 놓치고 있는 서비스가 있을까봐 계속 검색하고 전화하는 수밖에 없어요.”

- 보호자 인터뷰 중

 

 

치료를 시작한 보호자들은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첫번째 어려움은 지속적으로 여러 치료를 받기에는 비용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것이고, 두번째 어려움은 어떤 치료가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지 파악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문제행동 치료는 비급여 항목으로, 치료 유형과 치료 기관에 따라 비용이 다르게 책정됩니다. 의료기관에서 비급여로 진행되는 치료 중 비용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립어린이병원 삼성발달센터에서조차 행동치료 주 3회(50분), 언어치료 주 2회(30분), 작업치료 주 2회(30분), 음악치료 주 1회(30분), 인지치료 주 1회(30분)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매주 29만7천원, 한 달이면 118만8천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1] 병원 이외에 장애인복지관이나 ‘발달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국 1,500여개 발달재활서비스 제공기관도 있지만 이는 병원 안에서 진행되는 재활 치료와는 다르며, 국가 또는 민간 자격증을 가진 치료사들이 프리랜서로 고용되어 치료를 제공합니다. 발달재활서비스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소득구간별로 차등을 두어 월 14만~22만원을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고 있지만, 사설 치료기관에 시간당 20~30만원을 호가하는 치료 프로그램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치료 비용에 비해 매우 부족한 금액입니다.

 

“지원되는 금액이 너무 적어요. 시간당 3-4만원 하던 시대는 지나갔고, 정말 좋은 프로그램을 들으려고 하면 못해도 시간당 5-6만원이죠. 정부 지원 금액은 턱없이 부족해요. 돈을 들이냐 안 들이냐에 따라서 아이 상태도 달라져요. (치료사 선생님과) 라포가 형성 되었는데 돈 때문에 그만두었다가 돈 있으면 다시 다니는 경우도 많죠.”

- 보호자 인터뷰 중

 

이렇듯 비용적인 부담으로 인해 여러 치료를 지속적으로 병행할 수 없기에 보호자는 아이에게 정말 효과가 있는 치료를 선택해야 합니다. 또한 전문가마다 ASD 여부에 대한 상이한 판단으로 인해 아이의 보호자들은 어느 시기에 어떤 치료적 개입을 주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비전문적인 정보로 인해 문제행동을 아이의 기질적인 문제로 치부하여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치료 기관을 옮길 경우 이전 치료 기관에서의 받았던 치료 정보가 연계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여합니다.

 

“저희 아이도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면, 그 역사를 다 읊어줘야하거든요. 그것도 솔직히 힘들어요. 자폐 아이들은 기복이 심하고,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이라 어느 정도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치료사 선생님이) 이해할 수 있을 텐데....”

- 보호자 인터뷰 중

 

아이에게 맞는 치료를 찾은 이후에도 심리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일상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계속됩니다. 치료실 밖에서 아이의 일상 속 문제행동을 마주하고 대처하는 것은 보호자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엄마들 사이에 그런 말이 있어요. 오늘만 산다. 오늘 치료 받고, 행복하게 살고. 내일은 또 다른 하루가 오는 거죠. 정말 그럴 수밖에 없어요.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뜨겠죠.”

- 보호자 인터뷰 중

2. 이 문제와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은 누구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1) 보호자

보통은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의 상태, 즉 검사도구의 진단 분할점이나 심각도(severity), 자폐성장애의 등급에 따라서 구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저희는 보호자의 심리 상태와 진료 단계에 따라 보호자를 새롭게 구분하였습니다. 이는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면서 치료를 먼저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였으며, 보호자의 심리 상태에 따라 아이의 치료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문제를 지닌 보호자들의 상태를 좀더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DLab에서 새롭게 정리한 심리 상태, 진료 단계에 따른 보호자의 구분

 

 

2) 의사

보호자가 대학병원에서 초진을 받기 위해서는 최대 2~3년을 대기해야 합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스펙트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들마다 나타나는 증상의 종류와 빈도, 심각도가 천차만별입니다. 심각도에 대한 판단은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의사 선생님의 경험에 의존하기에, 전문가마다 아이 상태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나타내는 행동은 병원 안과 밖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보고식 설문조사의 결과 또한 아이의 현 상태를 정확히 대변해주고 있지 못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 밖의 일상 생활 행동까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부재한 상황입니다.

 

“(초진에서부터) 다음번 외래까지 평균 3,4개월이 걸립니다. ASD치료가 빨리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진료에 이 정도 시간을 가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만큼 기간이 길어지니 확실히 기억 의존성이 짙은 f/u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최근 3개월간 어땠어요?”라는 물음의 대답에 방금까지의 아이 상태를 말한다든가, “어제는 괜찮았는데 오늘은 또 이러네요”라는 식의 대답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소아정신과 교수님 인터뷰 중

 

 

3) 치료사

치료사 선생님들 거의 대부분이 프리랜서로 일하시기 때문에 서로 조금씩 다른 치료 프레임에 맞추어 치료를 진행합니다. 한 아동에 대한 통합적인 치료가 진행되려면 같은 치료 센터에서 여러 영역의 치료사 선생님들이 다같이 모여 꾸준히 사례 회의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아동이 담당하는 치료사는 여러 명인 경우가 많지만, 이들이 모두 같은 센터 내에서 근무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한 아동이 언어, 감각통합, 놀이, 미술 치료 각각에 대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치료가 진행되고 있는지 치료사 선생님들 사이에 공유되기가 어렵습니다.

3. 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이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문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진단, 치료, 의료 전달체계’의 3가지 관점에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1) 진단이 늦어지거나, 2) 치료 자원이 부족하거나, 3) 의료 전달체계가 부족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아이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치료 시작의 지연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단

DLab이 문제정의에서 진행한 10분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모든 보호자분께서 ‘개인적으로 아이를 더 잘 파악하기 위해’ 아이의 발달 상태를 기록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그러나 ‘순간순간의 일상 행동 기록이 어렵고’, ‘기록을 위한 별도의 시간을 내기가 힘들며’, ‘기록물 작성 후 전문적인 피드백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기록을 꾸준히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로 제시하였습니다.

 

 

치료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치료 자원이 부족한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발달장애 문제행동 치료 가이드라인 제작을 위한 다학제적 접근’(K. Hong et al., 2018)에 의하면,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문헌이나 의학적인 근거에 기반을 둔 치료 효과 기술과 대체의학적 접근들의 근거 부족’, ‘치료 효과 평가를 위한 객관적인 평정 척도’이 제시되었습니다. 또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부모나 교사 같은 치료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략한 평가도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하였습니다.

 

 

의료 전달체계

의료전달체계 상 치료가 체계적으로 제공되고, 관리되지 못하는 상황도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됩니다. 그 중에는 진단 후 처방에서 지역사회 내 치료지원으로 이어지는 연계 시스템 부족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치료에 적용되는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한 행정적인 절차도 체계적으로 연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바우처 신청 과정에서 예산이 없어서 아이를 대기시키는 경우가 되게 많은데, 이게 가장 큰 문제점인 것 같습니다. 시청에서 예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면서 몇 달씩 기다리게 하는데, 이게 절차상의 가장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치료를 받아야하는 시기를 놓쳐서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으니까요.”

- 보호자 인터뷰 중

 

한 아동에 대해 전문적인 피드백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려면, 여러 영역의 치료사 선생님들께서 의견 공유를 통해 통합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능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프로세스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기 위해서는 한 아동에 대해 전문적인 통합 케어팀(care team)을 꾸리는 것에 있어서 적절한 의료 수가를 보장받거나 별도의 수익모델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 아동이 같은 치료 센터에서 여러 영역의 치료를 받는 경우가 드물고, 사례 회의에 대해 의료수가를 보장받는 구조 또한 부재합니다.

 

또한 아이의 지속적인 치료 기록 모니터링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수기 작성을 원칙으로 하는 바우처 제도 때문이기도 합니다. 치료 기록이 온라인으로 관리된다면 관리하기가 용이해지고 여러 치료사들 간에 기록이 쉽게 공유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바우처 사용을 위해서는 치료 내용과 소견서에 관한 서류가 수기로 작성되어야 하므로 치료 기록을 수기로 작성・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심리지원바우처로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시에서 정해주는 양식이 있습니다. 운영일지, 활동일지를 포함해서 행정적인 서류가 많아요. 상담에 관련된 내용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몇 시에, 몇 번을 왔는지 적고 부모님 싸인을 받는 것. 그런 것들이 너무 많아요. 감사가 일 년에 두 번 정도 오는데, 행정적인 서류만 체크를 하시고 상담에 대한 피드백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상담일지를 간소화해서 쓰고, 행정 서류에만 집중하게 돼요. 구조적인 지원만 있고,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원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치료사 인터뷰 중

 

“사회복지사들 업무 기록용 사이트가 있어요. 이런 프로그램들이 너무 좋지만, 바우처 제도가 수기 작성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가 늘어나버려서 프로그램을 잘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 치료사 인터뷰 중

4.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 사례는 무엇이 있고, 그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가요?

영유아검진, 발달장애인 거점병원과 행동발달증진센터

발달 장애의 치료에 있어서 많은 전문가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는 것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입니다. 실제로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와 정밀 진단, 재활치료와 발달재활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은 ‘발달장애인법’에 명문화 되어있는 사항입니다. 발달장애의 조기 발견을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만 6세 미만 영유아에 대하여 월령별로 7차례의 영유아검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차부터 7차까지는 “한국영유아 발달선별검사(K-DST)” 도구를 이용하여 발달 선별검사를 실시하는데, K-DST 결과는 ‘양호’, ‘추적검사 요망’, ‘심화평가 권고’, ‘지속관리 필요’로 나누어집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영유아 발달장애 정밀검사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심화평가 권고’로 평가된 영유아 중 의료급여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및 건강보험료 부과금액 하위 50%를 대상으로 정밀검사비를 최대 40만원 (의료급여수급권자, 차상위계층 기준)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영유아검진을 통해 발달장애가 의심되는 영유아를 조기에 선별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것이 해당 지원사업의 목표입니다.

 

그러나 조기 진단은 조기 치료로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4조, 「발달장애인법」 시행령 제 11조, 시행규칙 제16조, 제 17조를 근거로 발달장애인 거점 병원을 지정하고 행동문제 지원을 위한 행동발달증진센터를 설치하고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사업안내’에 의하면, 발달장애인 거점 병원은 한양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이 2016년에 1차 지정되는 것을 시작으로 2019년 12월 4차 지정까지 총 8개의 병원이 지정되었습니다. 거점병원의 운영원칙으로는 행동발달증진센터와 연계하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주1회 4시간 이상 행동발달증진센터에서 치료자 회의, 사례 회의, 환자 관찰 및 보호자 면담 등의 행동치료 관련 업무를 수행하여 행동문제 치료와 정신건강의학적 진료를 통합 및 연계하여 지원하고, 지역사회 내 발달장애인 의료본부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법 제3장 복지지원 및 서비스-제19조에는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장은 개인별지원계획의 수립을 의뢰 받은 경우 (제1항에 따라 결정된) 복지서비스의 범위에서 발달장애인 및 그 가족의 특성을 고려하여 복지서비스의 내용, 방법 등이 포함된 개인별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20조에 따르면 복지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개인별지원계획에 따라 복지서비스 제공기관을 연계하고, 복지서비스 제공시간 및 방법, 비용부담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발달장애인(자폐스펙트럼장애인)을 위한 국내 거점병원의 효과적 운영과 문제행동치료센터 확대를 위한 정책연구 최종보고서⌟ (2017)에 의하면 현재 거점병원 또는 거점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3차 병원에서 치료 자원 연계 등 지역본부 역할을 일부 수행하고는 있지만, 지역사회 치료 자원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리더십은 없었고, 공식적인 리더십을 가진 다른 기관도 부재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전문기관에서 맡아 해야 할 코디네이터 역할을 발달장애인의 보호자들이 직접 수행하며, 지역사회 치료 기관의 정보를 수집하고, 선택하는 일을 보호자들이 전담해야 합니다.

5. 전 과정을 통해 정의한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요?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를 시작하며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보호자들이 (대상자)

아이에게 효과가 있는 치료와 치료사를 찾고,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일상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목표)

ASD 아동의 일상 속 치료에 대한 보호자 교육과 치료 방향성을 관리 및 설계하는 코디네이션(coordination)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의한 문제)

 

 

팀에서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How

Idea & Impact
1.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전문가가 아닌 보호자를 위한 action item과 정보 제공

보호자들은 치료실 밖 일상 속에서 아이에게 어떤 식의 도움을 주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이에게 어떤 치료가 필요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문제행동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보호자가 직접 전문적인 공부를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보호자가 일상 속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주어져야 합니다.

 

“(치료사 선생님과)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 밖에 없어요. 상담할 때 선생님이 오늘 수업을 이렇게 했는데 아이가 이렇게 반응했어요. 이걸로 7,8분 하시고, 2분 정도는 ‘다음 치료는 이렇게 해보려고 해요’ 하면 끝나요.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할 수 없어요.”

- 보호자 인터뷰 중

 

“외국에서는 치료사가 아이 한 명을 데리고, 하루종일 행동을 계속 수정을 시켜주는 걸 보고 나서, 이런 치료사가 많으면 좋겠다고 느꼈어요. 아이에게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는, 제가 공부를 해서 조금 도움이 되었습니다”

- 보호자 인터뷰 중

 

 

치료 스케쥴 관리 및 보호자-전문가 간의 소통 개선

치료는 평균 40분의 치료와 10분의 부모상담으로 이루어집니다. 많은 보호자들은 10분의 상담 시간 동안 아이의 일상생활 행동까지 공유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또한 치료사 선생님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스케쥴을 조율하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 소모가 많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따라서 치료사와 보호자 간에 의미 있는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통 방법과 과정에 있어서도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예전에 비해서 내담자 수는 많이 늘어났는데, 오히려 지금은 구조적인 것들이 없는 것 같아요. 시스템화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부분적으로만 보고, 엄마가 전해주는 경우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모든 치료사들이 치료를 다시 0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쓰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 치료사 인터뷰 중

 

 

 

지속 가능한 치료 지원에 대해 논의 필요

ASD 아동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한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장기적인 치료 커리큘럼에 따라 전문가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치료 센터 부족과 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해 치료가 중단되거나 다른 센터로 변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의 발달재활바우처 금액은 소득구간에 따라 차등을 주어 지급하며 최대 월 22만원까지 지원하는데, 이는 ASD 아동의 가족이 지불하는 월 평균 치료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따라서 단기간의 치료 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아이의 개별적인 상태에 맞게 지원 기간과 범위가 조정되는 등 지속가능성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2.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현재 구상중이거나, 실천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DLab에서는 문제정의 워크숍 참여 이후 발달지연・장애, ASD가 의심되는 아동의 보호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툴킷(tool-kit)과 같은 형태로 보기 쉽게 정리하여, 필요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이를 웹사이트를 통해 배포하려 합니다. 또한 ASD 아동의 치료 관리와 모니터링을 위한 모바일 App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App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보호자는 아이의 행동 발달 사항을 확인하고 치료 기록과 스케쥴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ASD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반영되게 하고자 하는 것이 서비스의 목표입니다. 툴킷과 App 개발을 시작으로 의사, 치료사, 보호자 사이의 정확한 의사소통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비정형화된 데이터에서,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지표가 진단과 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려 합니다. 비정형화된 데이터에서,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지표가 진단과 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려 합니다.

3. 문제정의 과정에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였나요?

팀 내 워크숍

팀 DLab은 의료 및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동의 치료 효율성을 높이자는 목표를 가지고 결성되었습니다. 워크숍 참여 기간 전부터 지속적으로 온/오프라인 회의를 통해 인터뷰와 리서치 내용을 공유하고, 문제 정의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데스크 리서치

ASD 아동의 보호자를 위한 정부/기관의 가이드라인, 치료 및 서비스와 관련된 논문과 기사를 찾아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기존의 서비스  및 기업을 조사했으며, 치료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겪는 고충에 대해서도 더 공부했습니다.

 

 

포커스 인터뷰 및 설문조사

문제와 관련한 실제적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분들을 만나 뵈었습니다. 진단을 내려주시는 소아정신과 전문의 선생님, 실질적인 문제를 겪고 계시는 발달장애 아동의 보호자분들과 언어 및 미술 치료사 선생님들, 서비스 개선의 필요성에 적극적으로 동감하시는 기업/업체 관계자분들과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4. 문제정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진행 이후에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어주세요.

처음에 저희 팀이 문제라고 여겼던 지점이 문제 정의 이후에도 똑같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문제정의 워크숍을 통해서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던 문제를 세분화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거침으로써 문제의 실제 심각도와 깊이,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단계별로 문제에 접근하고 실제 보호자 분들과 치료사 선생님들께 찾아가서 목소리를 구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이 사용자들을 진심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함을 느꼈습니다.

 

ASD 아동의 보호자라고해서 모두 같은 문제점만 지닌 것은 아니었습니다. 치료를 고민하는 보호자분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시스템은 이처럼 다양한 보호자분들의 고민과 니즈(needs)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팀은 문제와 관련된 실제적인 인터뷰를 통해, 아동의 치료 사이클 속에서 보호자분들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지속 가능한 일상 영위에 관한 논의가 절실하게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정확한 문제 정의는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팀은 이 시스템 개선을 위해 용기 내어 목소리를 들려주시고 저희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 이야기했던 경험 덕에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뜻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5.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위해 추천할 자료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관련 연구 자료(통계/논문/학술지)>

 

서울대학교병원. <발달장애인(자폐스펙트럼장애인)을 위한 국내 거점병원의 효과적 운영과 문제행동치료센터 확대를 위한 정책연구 최종보고서>. 보건복지부. 2018년 7월 4일.

홍경기, 송호광, 오매화, 오윤혜, 박수빈, 김예니 최성구. <발달장애 문제행동 치료 가이드라인 제작을 위한 다학제적 접근>. JKNA. 2018년 5월 31일.

한국장애인개발원. <발달장애인 재활의료 지원체계 구축에 관한 연구>. 보건복지부. 2015년.

 

 

 

<관련 콘텐츠(책/기사/영상/기타)>

 

서보미. "발달장애 건강보험 지원은 ‘의사 상담’뿐". 한겨례21. 2019년 11월 25일.

팀 소개

DLab
DLab은 학령전기 영유아의 정신건강 문제 중 발달지연・장애 및 자폐스펙트럼장애(ASD)의 치료에 관심을 갖고 이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호자가 아동의 문제행동 치료를 효율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모바일 App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팀 커리어
2019 Dream Share 메디컬 해커톤 장려상
2020 디지털 헬스 해커톤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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