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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에겐 너무 먼 지하철 환승 by 협동조합 무의
교통/이동 장애인 휠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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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정의 본문

 장애인 이동권이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나마 장애인들이 크게 의지하는 지하철, 하지만 환승은 얼마나 편하게 할 수 있을까요? 관심과 인식 부족으로 인해 비장애인에 비해 훨씬 더 긴 시간을 소요하며 지하철을 환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 콘텐츠는 협동조합 무의가 "지하철에서 교통약자가 이용할 수 있는 경로를 표기하면 유용하지 않을까?"라는 가설을 가지고 문제 정의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 100u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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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Background & Emotional
1. 왜 이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딸은 어릴 때부터 지하철 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휠체어로는 지하철을 타기도, 환승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아이가 6살 때 이사 온 동네(상일동) 지하철역은 서울시내 수 백 개 역 중에서도 얼마 안 되는, 엘리베이터가 단 한 대도 없는 역이었습니다. 그래서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유치원을 보낼 수 없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설치를 2011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다양한 국가기관에 줄기차게 요구하였으나 ‘주변에 아파트 재건축 할 때까지 기다려라’는 말도 안 되는 해명을 여러 번 듣고 이동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트위터를 통해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공개질의를 하고 후보자 2명의 답변을 비교해서 지역 아파트 카페에 공개 하기도 했죠.

 

 그러나 이어진 문제제기에도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었습니다. 도대체 왜 계속 문제제기를 해도 달라지지 않을까? 이에 대한 한 가지 실마리가 있었습니다. 지난 2011년 고속터미널역 7호선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려다가 고장 난 휠체어 리프트에 붙은 안내문을 봤습니다. ‘휠체어 이용자는 9호선을 이용해 동작역으로 가서 4호선을 타고 이수역에서 내린 후 7호선을 타라’는 안내문이었습니다. 언제 리프트가 수리되는지, 역 연락처도 없었습니다. 역으로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 “어머니 어디 계세요? 위에 계시면 3호선이나 9호선으로, 계단 아래 계시면 7호선에 여쭤보셔야 돼요” 즉, 3개 호선을 담당하는 회사가 모두 다른 곳이었던 것입니다.

 

 이밖에도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다양한 문제점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내에서 휠체어나 유모차가 가기 힘든 이유는 시설 자체가 없거나,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안내가 제대로 안 되어 있거나, 환승할 수 있는 우회길이 있는데도 제대로 표기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길을 표기해 준다면 어떨지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2015년, ‘지민이의 그곳에 쉽게 가고 싶다’ 스토리 펀딩을 기획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일까요?

 1) 기본권 중 하나인 이동권의 제약

 

 교통수단 이용의 어려움은 교육, 여가, 건강 등 삶의 모든 요소에 영향을 끼치고, 더 나아가 당사자의 ’자유’에 대한 의식도 축소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외출할 때마다 정보를 알아보아야 하여 탐색 시간이 두 배 이상 소요됩니다. 비용 및 시간이 더 들고, 이동에 필요한 추가 인원이 있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결국 이동권의 제약이 발생합니다.

 

 2) 교통약자 가정의 부담

 

교통약자의 이동은 가족 책임으로 전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아가 있는 집을 보면 외벌이가 많습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두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사람을 고용해야 하는 희생을 가정이 치르게 됩니다. 궁극적으로는 국가적 인력낭비라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3) 갈수록 증가하는 교통약자 수와 높은 지하철 선호도

 

 - 2017년 교통약자 인구는 총 14,093천 명으로 총 인구 대비 28.9%, 5년 후(2022년) 교통약자는2% 증가(총인구 증가 0.3%)될 전망입니다.[1]

 - 교통수단 중 지하철은 교통약자가 선호하는 수단. 특히, 고령자는 압도적으로 선호합니다.

 - 지체장애인 이용 수단인 저상버스는 보급 비중이 낮고(서울 43%), 장애인 콜택시 이용은 불편(평균 대기시간 40분대) 따라서 서울 및 대도시의 지하철 선호도 높습니다.

- 2017년 기준 교통약자 인구는 전국 총 14,963천 명으로 총 인구 대비 28.9%이며 교통약자의 유형별로 살펴보면 고령자 14.2%, 어린이 6.3%, 영유아 동반자 5.0%, 장애인 2.7%, 임산부 0.8% 순으로 고령자가 교통약자 중 과반수(49.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 ‘교통약자실태조사보고서’(2017)

Who & What

Fact & Data
1. 교통약자는 이 문제로 인해 어떤 어려움을 겪나요?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는 딸에게 이동이란 때로 고난과 고통입니다.

이동이 불편하면 어디든 가고 싶지 않습니다. ‘못하는 경험’이 많아지면 의욕이 없어집니다.

 

 아이는 학교도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만 골라 가야 합니다. 학원에서 또래 친구들을 만나기도 어렵습니다. 계단을 몇 개 올라가야만 엘리베이터가 있는 낡은 건물에 학원이 위치한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렇게 ‘못하는 경험’이 많아지면 의욕이 없어집니다. 호기심이 사라집니다. 제 딸은 제가 아이를 안아서 휠체어에서 옮길 때마다 “엄마, 나 때문에 힘들지?”라며 토닥입니다. 초등학교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에 아이를 보조하기 위해 따라간다고 해도 “엄마 아빠 힘드니까 난 안 갈래”라며 풀이 죽습니다. 고학년이 될수록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는 다른 아이들을 보며 도움받는 스스로에 자괴감을 가지고 아예 장애물이 있는 곳은 가지 않으려 합니다. 그곳에 도달할 수 없다면, 그곳에 대한 꿈도 기대도 가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물리적 이동권의 확대는 몸의 자유를 넘어 새로운 것을 탐구하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버스나 택시를 쉽게 타기 어려운 장애인들이 자신의 물리적 자유를 확장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교통수단은 지하철입니다. 지하철에서 장애인들은 “장애가 있는데 왜 나다니냐”는 무례한 누군가의 핀잔과, 휠체어 리프트가 고장 나거나 리프트에서 추락할까 공포에 떨고, 엘리베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표기도 제대로 안 되어 있는 곳을 가야 합니다.

 

 서울 지하철은 많은 시민이 선호하는 편리한 교통수단입니다. 그러나 휠체어 이용자를 비롯해 교통약자들에게는 지하철, 특히 다양한 노선이 교차하는 환승 구간에서의 어려움이 매우 큽니다. 비장애인 위주로 표시된 환승 통로만 있는 게 아니라 교통약자를 위한 환승 길이 잘 표기되어 있다면 이동에 대한 교통약자의 스트레스가 줄고 실제 환승 시간도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2. 이 문제의 주요한 이해관계자는 누구인가요?

  1) 교통약자로 인해 노동력과 시간을 희생해야 하는 가족

 

  교통약자의 이동은 가족 책임으로 전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아가 있는 집을 보면 외벌이가 많습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두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사람을 고용해야 하는 희생을 가정이 치르게 됩니다. 국가적 인력낭비라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2) 지하철 운영사

 

  운영회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지역에서 운행되는 지하철 이더라도 환승 시 서비스 공동화 현상이 발생합니다.(2011년 고속터미널 역이 사례입니다.당시 3호선은 메트로, 7호선은 도시철도공사, 9호선은 9호선 지하철 공사가 각각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시내 300여 개 지하철 노선 중 절반만 서울교통공사(구 서울메트로 + 구 도시철도공사)가 관리합니다. 사실 더 많은 역이 코레일 노선에 있습니다. 총체적으로 관리할 주체가 없습니다. 교통약자 요금 혜택 때문에 교통약자가 많이 이용해도 운영회사에는 별 이득이 없다는 점이 이런 서비스 부실을 가져오지 않을까 의심이 됩니다. 지하철은 경쟁체제도 아니고 요금도 묶여 있기 때문에 공공성이 강조되는 서비스 이지만, 운영 회사가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할 동기가 현저히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3. 이 문제와 관련하여 어떠한 검증을 해보았나요?

1) 지하철 휠체어 여정, 피부로 와 닿았던 문제점들

 

 2015년 9월부터 다음 스토리 펀딩 ‘지민이의 그곳에 쉽게 가고 싶다’ 연재를 통해 휠체어 탄 아이와 함께 지하철에 가본 후 실제 현장에서의 문제 파악, 유튜브 비디오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다음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엘리베이터, 휠체어 리프트 같은 인프라가 부족하다.

 -  역 밖으로 나가거나 개찰구 통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  이동할 수는 있는데 안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  주변의 시선이나 시민의식이 열악하다

    (ex. 휠체어 이용자들은 걸리적거리지 말라는 식의 핀잔을 비장애인에게서 대중교통을 탈 때 흔히 듣게 됨).

 -  사업자가 서로 다른 역은 교통약자 환승 표기체계가 잘 표기되어 있지 않다.

 -  구조가 복잡한 역은 역무원도 환승 길을 잘 모른다

 -  사업자 서로 다른 역은 표기체계가 서로 달라 헷갈린다

 -  (장애인들이 위험해서 기피하는) 휠체어 리프트 없이 엘리베이터만으로도 환승 가능한 우회루트가 있다 à 유모차, 짐이 많은 경우에도 유용하다

 -  우회루트 가기 위해서는 역 밖으로 나가거나 개찰구 통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  지하철 내부 스티커 부착은 허가받지 않은 안내문을 설치하는 것이므로 불법이다. 

 

 2) 너무나 긴 휠체어 환승 소요시간

 

 2016년 7월, 계원예술대학교 학생들이 서울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PC&모바일 웹/모바일 앱 ver.) 제작을 위해 18개   역에 직접 방문했습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이동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