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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은 자유롭게 영화를 즐길 수 있을까? by 오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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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정의 본문

청각장애인의 원활한 영화 관람을 위해서는 배리어프리 자막이 필요합니다. 배리어프리 자막이란, 대사 및 대사의 발화자는 물론 효과음과 배경음악 등 영화의 진행에 발생하는 청각 정보를 표기한 자막을 뜻합니다. 그러나 현재 연간 개봉 영화 중 배리어프리 버전이 갖춘 작품은 약 4%로,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국내 청각장애인은 한국영화를 즐기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한국문화 한글자막 프로젝트 '오롯'은 배리어프리 자막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한국 청각장애인이 한국영화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문제를 정의해 보았습니다.

Why

Background & Emotional
1. 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웹툰 '나는 귀머거리다'

 

한국문화 한글자막 프로젝트 '오롯'은 청각장애인 작가 '라일라'의 일상을 담은 웹툰 '나는 귀머거리다'의 한 일화에서 출발했습니다. 작가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야 했던 경험담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직접 각본을 제작하고 이를 모두 외운 후에야 영화를 제대로 관람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1]  이를 통해 '오롯'은 청각장애를 가진 한국인이 한국영화를 관람하려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장벽을 인식하고, 청각장애인의 문화향유권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진. '나는 귀머거리다' by 라일라 - 27화 영화 1편의 한 장면

대한민국에서 청각장애인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웹툰이다.

출처 : 네이버 웹툰



오롯한 영화 관람

 

일반 자막은 청각장애인의 온전한 문화 향유를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영화 관람에서는 인물의 대사만큼 효과음과 배경음악 등의 소리에 대한 설명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 총소리, 발소리, 빗소리, 웃음소리 등과 같은 효과음은 관객이 인물의 감정과 극의 전개를 파악하게 합니다. 배경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죠스(1975)>, <싸이코(1960)> 등 고전영화의 배경음악이 여전히 회자되는 것처럼, 영화의 음악은 분위기와 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라일라 작가는 처음 배리어프리 영화를 관람한 뒤, "나는 살면서 영화에 그렇게 많은 음악이 나오는 줄 처음 알았다"라는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2] 이러한 문제의식을 통해 오롯은 정확한 대사 전달과 효과음, 배경음악 등의 청각 정보 제공의 필요성을 느꼈기에 '청각장애인이 온전히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1] 라일라. "나는 귀머거리다 - 27화". 네이버 웹툰. 2015년 11월 10일.

[2] 라일라. "나는 귀머거리다 - 69화". 네이버 웹툰. 2016년 4월 5일.

2. 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일까요?

왜 영화일까?

 

영화는 가장 사랑받는 문화 매체로, 연령과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전 국민의 오락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 문화향수실태조사'에 따르면, 관람률이 제일 높은 분야는 '영화(75.8%)'입니다. 또한 2018년 한국의 연간 평균 영화 관람 횟수는 4.18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1] 거대한 영화 시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화 선택권이 제공되고 있으나, 청각장애인은 한국 영화 시장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문화적 공감의 사각지대

 

한 연구 인터뷰에서 청각장애인 A 씨는 "한국 영화를 보기 전에 자막이 되는 시간대를 알아보는 수고 등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그냥 편하게 외국 영화 위주로 보는데 친구들이 한국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나만 소외되는 느낌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2]


현재 청각장애인은 문화적 공감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단순히 여가시간을 위한 오락이 아닌, 자기 계발 및 사회 구성원 간 공감대 형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 중에서도 영화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우리 사회의 공통된 여가 수단입니다. 매년 수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하는 등 한국 영화 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명량(2014)> 등 많은 한국 영화가 높은 흥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극 등 한국의 특색과 이야기를 담은 영화의 비중이 큽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배리어프리 서비스가 부족한 탓에 청각장애인이 한국영화를 관람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여전히 청각장애인은 문화 콘텐츠를 통한 사회적 구성원과의 공감 형성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1] 도동준 외 7명.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 영화진흥위원회. 2018.

[2] 임민식. 청각장애인의 여가활용 지원에 대한 질적 연구. 한국청각·언어장애교육학회. 2012.

Who & What

Fact & Data
1. 이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대상은 누구이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36만 인구의 청각장애인

 

국내 청각장애인 인구는 약 36만 명으로, 전체 장애인 중 약 14%입니다. 현재 국내 청각장애인의 기준은 장애인복지법 제2조에 명시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장애의 종류 및 기준) 제2조항 별표 1

가. 두 귀의 청력 손실이 각각 60 데시벨(dB)인 사람

나. 한 귀의 청력 손실이 80 데시벨 이상, 다른 귀의 청력 손실이 40 데시벨 이상인 사람

다. 두 귀에 들리는 보통 말소리의 명료도가 50퍼센트 이하인 사람

라. 평형 기능에 상당한 장애가 있는 사람

 

 

청각장애인의 예술관람실태조사

 

문제정의를 위해 자체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오롯 자체 설문조사는 청각장애인의 의견을 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27명이 참여했고 연령과 지역은 20~60대, 서울부터 대구까지 다양했습니다. 먼저, 주로 관람하는 예술 유형에 대한 질문에 약 90%에 달하는 응답자가 영화를 꼽아, 청각장애인의 영화에 대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62%(복수응답 포함)가 ‘한국농아인협회를 통해 영화를 관람’하며, 약 70%가 ‘음성 화면해설과 자막이 동시에 나타나는 배리어프리 영화를 관람한 적 있다’고 답하여 배리어프리 영화에 대한 수요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연령과 지역의 설문 참여자 덕분에 연령과 지역에 관계없이 청각장애인의 영화 관람에 대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1: 배리어프리 영화 편수>

 

 

배리어프리 영화의 공급 부족

 

배리어프리 영화에 대한 본격적인 시도와 인식이 생겨난 것은 2012년 무렵으로, 한국 사회는 2000년대까지도 장애인의 영화 관람에 대해 무관심했습니다. 2014년부터 CGV에서 시·청각 장애인의 극장 내 영화 관람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장애인 영화 관람데이'를 운영해 월평균 2~3편을 한글 자막과 화면 해설을 더해 배리어프리 영화로 제작해 상영하고 있으나, 전국 29개 지점에서 매월 셋째 주에만 운영됩니다.[1]  배리어프리 영화는 상영관 및 상영 횟수도 극소수이기 때문에 시공간적 제약이 큽니다. 현재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한국농아인협회 등 여러 관련 기관의 노력 덕분에 배리어프리 영화의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대한 국내 영화 시장에 비하면 배리어프리 영화 시장의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림 2>를 통해 배리어프리 영화 편수와 상영 횟수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2]

 

 

<그림 2: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관 수, 상영 횟수>

 

 

음성해설과 청각장애인

 

영화 상영에서 배리어프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은 크게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나누어집니다. 개방형 상영은 배리어프리 자막을 직접 스크린에 투사하고, 영화관 오디오에 음성해설을 포함하여 상영합니다. 비장애인의 영화 집중도를 떨어트릴 수도 있다는 단점을 가지며, 영화 상영에 대한 시공간적 제약을 가집니다. 반면에 폐쇄형 상영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안경과 캡티뷰(개인용 자막 장치[3])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골전도 이어폰과 헤드폰 등을 활용해 앞서 언급된 단점들을 해결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배리어프리 영화는 시장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화면 해설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소리를 조금이라도 들을 수 있는(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청각장애인들은 음성 화면 해설로 인해 배우의 목소리와 효과음, 배경음악 등을 듣는 데 방해를 받습니다. 이로 인해 청각장애인들은 영화 몰입에 있어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뉴스 인터뷰에 따르면, 난청인 B 씨는 <아가씨(2017)>를 배리어프리 영화로 관람한 뒤, "약간 들을 수 있는 농인이 영화를 볼 때, 화면 해설과 영화 소리가 섞이면 정신이 없다. 중간에 들어왔을 때도 일본어 음성이 더빙 음성과 섞이니까 보기 어려웠다"[4]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는 자막과 음성 화면 해설 기능을 분리하여 각자에게 필요한 보조도구를 선택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장애 등급제가 지난 7월 1일부터 폐지되었으나, 장애 정도가 비교적 심하지 않은 청각장애인의 수가 전체의 과반수 이상(68%)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그림 3>을 첨부합니다.) 즉, 소리를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는 청각장애인이 완전히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보다 훨씬 많은 수를 차지합니다.

 

 

<그림 3: 청각장애인 수(등급별)>

 

 

[1] 김정환. "CJ CGV '장애인 영화관람데이'등 나눔 활동···보건복지부 장관상". 뉴시스. 2017년 10월 18일.

[2] 김세운. "[인터뷰]김수정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 '저희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 만든다'". 민중의 소리. 2018년 11월 29일.

[3] 최예나. "[글로벌 기획]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영화 즐기고 싶어요". 동아일보. 2016년 9월 24일.

[4] 갈홍식. "배리어프리 영화로 본 ‘아가씨’, 어떤 모습이었나?". 비마이너. 2016년 6월 27일.

2. 이 문제와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은 누구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국회의원

 

청각장애인의 영화 관람을 위한 법안은 지난 몇 년간 국회에 여러 번 발의되어 왔습니다. 2012년, 김윤덕 의원이 "지상파 방송의 경우 수화자막 방송이 시행되고 있는데 영화 관람은 현실적인 배려가 부족하다"라고 지적하며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대한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1] 이후 신창현 의원과 추혜선 의원 등 많은 국회의원이 장애인에게 영화 관람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위반한다는 판결을 바탕으로 청각장애인에 대한 자막 등 편의 제공 의무화를 추진했습니다.[2] 그러나 모두 발의에 그칠 뿐, 법률 개정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또 현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제5항'에서는 장애인의 영상 관람을 위해 영화, 비디오물 등 동영상물의 제작업자 및 배급업자가 방법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의무규정이 아닌 임의규정으로 법적 강제성이 부족하여 실질적으로 시행되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정보통신ㆍ의사소통 등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의무)  
5. 다음 각 호의 사업자는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접근ㆍ이용할 수 있도록 출판물(전자출판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또는 영상물을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다만, 「도서관법」 제18조에 따른 국립중앙도서관은 새로이 생산ㆍ배포하는 도서자료를 점자, 점자ㆍ음성변환용 코드가 삽입된 자료, 음성 또는 확대문자 등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신설 2010. 5. 11., 2014. 1. 28.>
1) 출판물을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사업자
2) 영화, 비디오물 등 영상물의 제작업자 및 배급업자
6. 제1항에 따른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여야 하는 행위자 등의 단계적 범위 및 필요한 수단의 구체적인 내용과 제2항에 따른 필요한 지원의 구체적인 내용 및 범위와 그 이행 등에 필요한 사항, 제3항에 따른 사업자의 단계적 범위와 제공하여야 하는 편의의 구체적 내용 및 그 이행 등에 필요한 사항, 제4항에 따른 사업자의 단계적 범위와 편의의 구체적 내용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신설 2010. 5. 11., 2013. 8. 13.>

 


영화 제작사 및 배급사

 

현재 영화 제작사 및 배급사의 협조는 배리어프리 영화 자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배리어프리 자막 영화를 상영하거나 유포할 때 저작권자인 배급사의 허락과 협조는 필수적입니다. 제작 단계에서도 영화 시나리오 제공 등과 같이 제작자의 협조가 있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자막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제작 단계에서 만들면 1,000만 원 정도면 되는데 이미 다 만들어진 영화에 영진위가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작하려면 2,000만∼2,500만 원이 든다"며 "장애인의 영화 관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몇 개관 이상에서 개봉되는 영화에 자막과 화면해설 제작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3] 현재 극장 개봉 후 영화사 협조를 바탕으로 한국농아인협회 및 시각장애인협회는 ‘가치봄’과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에서  배리어프리 영화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용 추가 문제는 물론, 개봉 후 작업 기간 동안 배리어프리 영화가 공급되지 못한다는 점과 소수의 인기 영화로 영화 선택의 폭이 제한된다는 점, 상영 날짜와 극장이 드물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크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집니다.

 


정부


호주의 경우, 2010년부터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영화 접근성 실행계획'을 수립 및 진행하였습니다. 당시 12개 영화관에서 매주 3번밖에 상영하지 않았던 배리어프리 영화를 2014년까지 대형 영화관 체인이 운영하는 복합영화관 내 최소 1개 이상의 상영관에서 상영하는 것으로 확대하려는 취지였습니다. 그 결과, 호주는 2011년 73개, 2012년 145개, 2013년 194개를 거쳐 2014년에는 242개의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관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호주 정부가 각 영화관이 배리어프리 서비스 시설을 준비할 수 있도록 47만 달러(약 4억 원)을 지원한 공이 큽니다. 정부 지원금으로 영화관은 청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캡티뷰(개인용 자막 장치)는 물론,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기기까지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4]  이처럼 비장애인과 시청각장애인이 함께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초기 비용과 제도 등 정부의 지원이 중요합니다.

 

 

[1] 권순택. "한국영화 한글자막서비스 제공 법안 발의". Medias. 2012년 9월 27일.

[2] 김호연.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제공 의무화 관련 법안 발의". 파이낸셜 뉴스. 2018년 1월 18일.

[3][4] 최예나.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영화 즐기고 싶어요". 동아일보, 2016년 9월 24일.

3. 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저작권법 제33조의2(청각장애인 등을 위한 복제 등)의 한계


1. 누구든지 청각장애인 등을 위하여 공표된 저작물을 수화로 변환할 수 있고, 이러한 수화를 복제ㆍ배포ㆍ공연 또는 공중 송신할 수 있다.
2. 청각장애인 등의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해당 시설의 장을 포함한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청각장애인 등의 이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공표된 저작물 등에 포함된 음성 및 음향 등을 자막 등 청각장애인이 인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환할 수 있고, 이러한 자막 등을 청각장애인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복제ㆍ배포ㆍ공연 또는 공중 송신할 수 있다.

 

해당 법률에 따라, 청각장애인을 위한 복지관 혹은 수어 가능자가 아닌 청각장애인은 배리어프리 자막을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저작권법으로는 합법적인 배리어프리 영화 자막 배포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근 청각장애인의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을 통해 배리어프리 영화가 조금씩 상영되고는 있으나, 상영관 대여의 부담으로 인해 상영 횟수가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호주와 미국 등에서 청각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것에 비해, 한국은 2013년 7월에야 뒤늦게 청각장애인을 위한 저작권법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개정이유 및 주요 내용으로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공표된 저작물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만 명시되어 있고 청각장애인에 관한 규정은 없는바, 청각장애인도 일반인과 동등하게 공표된 저작물을 적극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공표된 저작물 등을 수화 또는 자막으로 변환할 수 있고, 이러한 수화 또는 자막을 복제ㆍ배포ㆍ공연 또는 공중 송신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임”[1]을 밝혔습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및 수어에 대한 복제가 2013년이 되어서야 보장되었으나, 해당 개정 이후 현재까지도 청각장애인의 문화 향유를 위한 법적 제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관심 부족


거시적으로 청각장애인의 문화향유권에 대한 관심이 부족합니다. 그로 인해 자막 의무화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국내 콘텐츠에 자막이 제공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청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자막 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전반적인 장애인권과 배리어프리 운동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배리어프리 자막 확산을 위한 지원과 지지를 얻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배리어프리 자막 확산은 배리어프리 운동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운동의 수혜자는 장애인만이 아닙니다. 문턱 없는 건물에서는 노인이나 아이가 문턱에 걸려 넘어지는 일도, 유아차를 힘겹게 들어야 하는 일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배리어프리 자막은 모두를 위한 자막입니다. 청각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소음의 방해 때문에, 이어폰이 없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옆에서 잠든 아이를 위해, 각자의 상황 속에서 한 번쯤은 소리 없이 영화를 관람한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배리어프리 자막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적 구조 및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시간과 비용의 문제

 

배리어프리 자막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톨릭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60여 명의 봉사자들과 함께 배리어프리 자막 제작 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영화 5분 분량의 배리어프리 자막을 타이핑하기 위해서는 약 1시간 20분(1.315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는 단순 타이핑에 소요되는 시간만을 측정한 것으로, 타이핑된 자막을 검수하고 자막 프로그램을 통해 화면과의 싱크로율을 맞추는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싱크로율을 맞추는 작업도 타이핑만큼이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영화 5분 분량을 위한 배리어프리 자막을 제공하려면 2시간이 훨씬 넘는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배리어프리 자막 제작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자막 공급과 기술적 작업에는 더욱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됩니다. 특히 시청각장애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배리어프리 영화의 경우 그 시간과 비용은 배가 됩니다. (주)엑세스아이씨티 최학주 부사장은 시청자미디어재단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2018.10.20) 강연에서 아래와 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DDCP라고 하는 복합(영화) 파일 안에 화면해설과 자막을 넣는 부분이 굉장히 복잡한 부분이에요. 그리고 음향 부분도 음향 처리를 별도로 해야 되잖아요. 영화 제작 과정에서 후반 작업이라는 게 별도로 진행돼야 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 정도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같은 경우는 완전히 독립돼 있고 이어폰을 통해서 들을 수 있고, 별도로 분리돼 있는 걸 소리를 통해서 동기화하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비용은 200~300만 원 정도, 한 5분의 1 정도의 금액에 충분히 제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2]

 

 

[1] 한국저작권위원회. 관보 제 18059호 -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 법제처. 2013.

[2] 정승천. "소리를 듣고 화면해설과 자막이 나오는 '싱크로' 앱". 에이블뉴스. 2018년 10월 24일.

4.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 사례는 무엇이 있고, 그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가요?

넷플릭스

 

미국의 거대 미디어 플랫폼 기업인 넷플릭스는 부분적으로 배리어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과 영화 <좋아해줘> 등 많은 한국 작품에 '폐쇄자막'을 지원합니다. 폐쇄자막이란 청각장애인을 위해 모든 내용을 자막으로 설명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청각이 좋지 않은 사람이나 아이를 재워두고 영화를 보고 싶은 엄마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고 해당 서비스를 소개합니다.[1] 넷플릭스의 폐쇄자막을 통해 청각장애인은 더 다양한 한국 작품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넷플릭스는 폐쇄자막 뿐만 아니라 폭넓은 음성해설을 지원함으로써, 시청각장애인만을 위한 독립적인 문화 시장을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폐쇄자막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하나하나 찾아봐야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각 작품에 대한 폐쇄자막 서비스 여부를 표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싱크로(SYNCHro)

 

어플리케이션 싱크로는 폐쇄형 상영을 지원하는 배리어프리 영화 자막 플랫폼입니다. '영화관, TV, CATV, VOD, IPTV 등의 다양한 영화 관람 환경에서 영화 소리를 인식하여 시청각장애인용 보조자막 및 외국용 다국어 자막을 제공하는 배리어프리 영화 자막 모바일 플랫폼'으로 소개됩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널리 소개된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폐쇄형 상영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한글자막과 화면해설(음성 자막)을 선택하여 서비스를 누릴 수 있습니다. 영화관, TV, IPTV 등의 다양한 재생환경에서 영화의 소리를 인식해 제공되는 서비스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화를 위한 환경설정도 제공해 더욱 편리한 배리어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배리어프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품의 개수가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진. 배리어프리 - 싱크로(SYNCHro)

출처 : 구글 플레이 스토어

 

 

[1] 김지영. "넷플릭스,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폐쇄자막 지원". 디지털타임스. 2018년 7월 30일.

5. 전 과정을 통해 정의한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요?

영화를 온전히 관람하고 싶은 청각장애인의 (대상자)
배리어프리 자막 공급 부족으로 인한 문화적 소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종 목표)
배리어프리 자막의 오프라인 폐쇄형 상영의 대중화와 온라인 자막 배포 부족 현상이 해결되어야 한다. (정의한 문제)

How

Idea & Impact
1.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배리어프리 자막의 온라인 배포 확대

 

배리어프리 자막이 보다 다양한 작품에 공급되기 위해서는 온라인 시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상영기간이 짧거나 상영이 어려운 영화도 배리어프리 자막을 제작해 온라인에 배포함으로써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배리어프리 자막을 통해 영화를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영화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드라마 등 다른 문화콘텐츠까지 배리어프리 자막을 확산시켜 청각장애인의 자유로운 문화 향유를 오롯이 실현하고자 합니다.

 

 

배리어프리 폐쇄형 상영의 대중화

 

제작 후 배리어프리 자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캡티뷰 등의 개인 기기를 활용한 폐쇄형 상영의 대중화가 필수적입니다. 호주와 같은 배리어프리 선진국에서도, 개방형 상영보다 폐쇄형 상영을 추구합니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서비스가 비장애인에게는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객의 불편함을 줄이고 영화관의 수익성에 영향이 없도록 폐쇄형 상영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또한 폐쇄형 상영에서는 청각장애인이 불필요한 화면해설 서비스를 제공받지 않습니다.

2.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현재 구상 중이거나, 실천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언제 어디서나, 열린 자막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배리어프리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오롯'의 최종 목표입니다. 현실적으로 영화관에서 배리어프리 자막이 삽입된 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오롯'은 미디어 플랫폼에 배리어프리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여 언제 어디서나 배리어프리 자막을 이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소리 없이 영화를 즐겨야 하는 비장애인도 서비스의 대상이 됩니다. 비장애인은 배리어프리 자막 제작 봉사에 참여하여 직접적으로 문제 해결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오롯' 배리어프리 자막은 별도의 기술 없이 제작 지침서를 참고하여 한글타자만으로 제작할 수 있으므로, 외국어 실력과 상관없이 자막 제작의 새로운 취미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배리어프리 자막 영화 상영회


2019년 11월 1일, '오롯한 상영회 : 소리를 새기다, 마음에 번지다'가 진행되었습니다. 정가영 감독의 <조인성을 좋아하세요(2017)>와 김진용 감독의 <나는 보리(2020)>를 '오롯'이 자체 제작한 배리어프리 자막과 함께 상영하였습니다. 또한 영화 상영 후 수어 통역과 AUD 문자통역 서비스를 통해 청각장애인과 비 청각장애인이 함께 영화 감상과 자막 피드백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해당 상영회는 청각장애인의 오롯한 영화 관람을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서, 공공상생연대기금과 가톨릭대학교의 지원을 통해 비영리 상영회로 진행되었습니다. 배리어프리 자막 상영회가 단순한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속적인 상영회 및 프로그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 문제정의 과정에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였나요?

팀 내 워크숍

 

'오롯' 정기 회의 후, 모든 팀원이 모여 문제 정의를 위한 답변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 공통된 가치와 서로 다른 의견을 정리하는 과정을 가졌습니다. 사회학과, 경영학과, 국어국문학과, 미디어콘텐츠기술학과 등 여러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있는 팀이기에, 다양한 의견과 정보 교류가 이뤄졌습니다.

 

 

데스크 리서치

 

청각장애인의 문화 향유 실태에 대한 정부 및 대학 기관의 조사 결과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신문 기사를 통해 정보를 얻었습니다.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2012년부터 발의된 청각장애인의 영화 관람과 관련된 법안과 소송에 대해 조사하였습니다.

 

 

온라인 인터뷰 및 설문조사

 

SNS를 통해 비대면 인터뷰 및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오롯'의 가장 큰 한계는 청인으로만 이루어진 단체라는 점입니다. 이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고, 문제를 구체화하고자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필요한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4. 문제정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진행 이후에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어주세요.

문제정의 과정을 통해 '오롯'의 내부적인 문제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오롯'은 청각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을 위한 '한국영화 한글자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나, '오롯'이 청각장애인과 농인 없이 청인으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농인 문화의 이해와 당사자성이 부족함을 크게 느꼈습니다. 현재 이를 보완하고자 청각장애인 단체와의 협력 및 더 많은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롯'은 '청각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이라는 하나의 목표에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단체입니다. '한국영화-한글자막' 프로젝트라는 큰 목표 아래 세부 목표를 설정하는 데 있어 팀원 개개인의 가치와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고는 했습니다. 이번 문제정의를 통해 단체의 색을 정돈하고 앞으로의 목표를 준비하여, 보다 장기적이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당사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경제성 논란과 법률 상의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의 문화 향유권에서 나아가 장애인의 모든 권리에 대한 장벽이 사회적 의제가 되어 많은 논의와 활동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5.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추천할 자료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관련 연구 자료(통계/논문/학술지)>

 

임민식. 청각장애인의 여가활용 지원에 대한 질적 연구. 한국청각·언어장애교육학회. 2012  

김정미 외 5명. 배리어프리 콘텐츠 제작 전문인 양성을 위한 통합교재. 시청자미디어재단 &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2018.

 

<관련 콘텐츠(책/기사/영상/기타)>

라일라. "나는 귀머거리다". 네이버 웹툰. 2015년 8월 11일.

김세운. "[인터뷰]김수정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 '저희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 만든다'". 민중의소리. 2018년 11월 29일.

팀 소개

오롯
‘오롯’은 ‘청각장애인이 한국 문화 콘텐츠를 향유하고 있지 못하는 문제를 배리어프리 자막의 공급을 통해 해결한다’는 소셜 미션을 가지고 활동 중인 단체로, 가톨릭대학교 사회혁신센터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또한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 배리어프리 자막 봉사 활동 프로그램 운영 등의 활동을 진행하며 청각장애인의 오롯한 문화 향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팀 커리어
2019.11. 제1회 오롯한 상영회: 마음에 번지다, 소리에 새기다 주최
2019.10. 제 21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폐막작 자막 지원
2019.05. 제 1회 상생연대 대학동아리 지원사업 선정 및 우수동아리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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