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정의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도시 공간 구성 by 최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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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책의 전략으로 활용되는 거버넌스[1] 활동이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사소하지만 첫 참여의 동력을 발굴해내는 활동으로 발현된다면 쇠퇴화 된 도시의 향후 도시공간 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저는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 중 거버넌스 활동이 강조되는 ‘세운상가 일대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거버넌스팀의 활동 사례를 통해, 도시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관계를 형성해나가며 가치를 발굴해내는 참여 활동이 향후 도시공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문제정의 하였습니다.

 

출처: 월간디자인

 

[1] “거버넌스란 통치자나 행정당국의 주도가 아니라 다양한 이해당사자간의 협의로 이루어지는 통치 시스템을 말하는데 국내에는 협치 라는 용어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정치학, 국제관계, 행정학 등에서 사용되는 거버넌스의 개념이 다르게 사용되고 있으며, 서순탁(2008)은 '계층제로서의, 시장으로서의, 네트워크로서의, 공동체로서의' 유형으로 그 특징을 나누어 행위자의 상호작용에 따른 구조적 분류를 시도하였습니다. 

또한, 이종원(2005)은 거버넌스 개념을 '질문에 의해 구성된다'라는 Rhodes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이론적 탐구와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는 열린형태의 정의를 내리기도 합니다.”- 최영금·황지은, 2018, 교육 거버넌스의 도시적 페다고지에 대한 기초 연구, 춘계학술대회 발표논문 

Why

Background & Emotional
1. 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대학시절에는 '새로운 건축물을 어떻게 지어야 효율적인가?'에 대한 이론과 지어진 건축물의 역할과 의의를 살펴보는 이론 사이에서 건축을 공부하였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실무를 통하여 기후변화와 개정되는 건축법규들이 건축형태에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건축물이 지어진 건축물로 변화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건축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외부 사회적 환경 요소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건축공간이 요구되는 시대에서 새로 짓는 것이 유효한 시대일까 라는 생각과 앞으로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에, 지어진 건축물의 역할과 의의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건축 리모델링과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친환경 건축 컨설팅 회사를 퇴직 후, 2017년도 대학원 진학과 동시에 연구실의 프로젝트를 계기로 도시재생 현장인 세운상가 일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세운상가 일대를 방문하며, 민간의 공간에 공공의 기금 투입이라는 관계로 형성되는 공간이 갖는 애매모호하고 복잡해지는 공간영향력의 모습들을 발견하였습니다. 

 

세금을 들여 공간을 조성하였으니 그 공간은 공공 공간일까요? 하지만 매입이 아닌 이상 소유주는 민간인입니다. 따라서 그 공간에 대한 공공의 소유권은 없습니다. 세운상가 일대 지역은 임차인과 임대인이라는 법적 관계, 지역성이라는 자원을 통해 생활하는 자와 지역성을 만들어내는 활동자라는 관계를 형성하며 다중적인 관계 속에서 공간에 대한 소유와 존재라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 복잡한 이해관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성된 거점 공간의 처음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며 공간의 목적이 변형되어가는 모습들을 목격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공간의 목적이 변형되는 것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지역의 요구와 특성에 맞게 자리를 잡아간다면 긍정적인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 의견이 합의되어 반영된 공간 구성이 쇠퇴화 된 공간을 활성화하는 해결 방식으로 본다면, 새롭게 도입되는 도시재생 정책의 일환으로 조성되는 공간 즉, 민간의 공간에 공공의 기금 투입이라는 관계로 형성되는 공간의 새로운 관계 역학은 어떻게 조정되어야 공간을 사용하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 간 갈등의 폭을 줄일 수 있을까요. 사용자와 활용자 그리고 소유주 사이에서 공간을 대하는 다른 시각들로 발생하는 갈등 조정은 향후 공간 구성에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2. 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일까요?

1960년대 이후 골격을 갖춘 국내의 도시정책은 미흡한 재정여건으로 민간자본에 의존하여 정책을 추진토록 하였기 때문에 토지이용규제, 공간계획 위주의 제도와 개발 및 정비사업을 위한 제도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왔습니다.[2] 따라서 질적 개선을 위한 도시재생 정책을 실행하기 이전에 양적 확장 위주로 실행되어오던 법제들과 상호 대립하는 부분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도시재생이라는 질적 개선의 방향이 도시개발이라는 양적 확장의 법제와 정책을 따라가는 형태로 작동될 수밖에 없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도시재생이 아닌 도시개발을 기다리고 있었을 공간에 도시재생이 일방적인 공권력의 횡포로 느껴질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생활터전을 보전해주는 사회의 안정망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세운상가 일대에서는 도시재생 구역과 도시재정비 구역이 혼합된 지역으로[3] 도시재생으로 생활터전의 안전망을 기대하던 세운상가 일대 3구역의 금속 제조업자들은 생활 터전을 보전 받지 못하고 토지소유의 논리로 쫓겨나기도 하였습니다.[4]{그림1)

 

(그림1)  2018년 12월부터 재개발이 진행된 3구역과 6구역(중구), 최영금

 

이렇듯, 민간에 의해 진행되는 도시재생 지역과 달리 도심쇠퇴화가 심화된 기준으로 선정되어 진행된 서울형 도시재생 지역[5]

공공과 민간 사이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도시공간의 활용목적과 형성되어야 하는 공간의 존재 이유에 대한 견해 차이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으며 이와 같은 현상은 세운상가라는 지역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민간의 외부자원을 통해 이슈화시켜 기존 지역의 장소성을 고려하지 않은 볼거리 위주의 지역 관광화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저마다의 기대로 지역 경관을 바꾸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것은 도시의 해결해야 하는 대표적인 문제입니다.

 

[2] 이상훈 외 1, 2013, 도시재생의 정책 배경과 패러다임의 전환, 국토계획, 제48권 6호, p.394

[3] 서울특별시, 2017,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계획 보고서

[4] 뉴스원, 2019.01.23, “'을지로 노포 보존' 환영 속 "기술장인 보호책 없어" 우려”

[5] 서울특별시, 2015, 2025 서울형 도시재생 전략계획, p.86

Who & What

Fact & Data
1. 이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대상은 누구이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2013년 12월 도시재생특별법이 제정되며 국내는 도시를 대응하는 방식이 도시개발에서 도시재생으로 반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 사업 시행 가이드라인을 ‘경제기반형’과 ‘근린재생형’으로 나누어 고시하고 있으며, ‘근린재생형’은 ‘경제기반형’과 달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업을 유지하며 비(非)물리적 지역자원에 접근하는 ‘거버넌스’ 개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형 도시재생은 국토교통부(이후, 국토부)의 법적 도시재생 유형의 틀을 유지하며 서울시 지역성에 맞추어 재분류하였습니다.[7]

 

서울형 도시재생 유형 및 현황, 연구자 재정리

 

 또한, 세운상가 일대는 재생의 필요성(쇠퇴정도)과 자생적 변화 가능성에 따라 지원되는 추진방식이 ‘쇠퇴의 정도가 심각하여 재생의 필요성은 높으나, 민간 스스로 극복이 어려워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시급한 지역[6]’으로 분류되어있습니다. 이와 같은 분류에 의해 세운상가 일대는 서울형 도시재생에서 ‘공공의 통합적 지원을 통한 민간주도 추진지역’(그림 2 참고)으로 민·관 협력방식의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근린재생형’에서 강조하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적용된 협력적 거버넌스가 강조되는 지역임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국내 도시재생 사업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근린재생 유형에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되는 거버넌스는 Putnam(2000)에 의하면, 시민사회를 이루는 구성원들 간의 미시적 협력을 기초로 형성되는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연결망, 규범, 신뢰가 사회적 자본이라 칭하며 좋은 거버넌스의 사회적 기초는 사회적 자본에 있다고 강조합니다.[7]

 

이처럼 도시는 물리적으로 구성된 집합체이기 이전에 집단이 거주하는 사회적 문화가 자리 잡혀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도시에서 다루어지는 문제들과 요구되는 해결책 등은 더 이상 마천루, 경관 등 하드웨어 요소가 아닌, 젠트리피케이션, 거버넌스, 공유지 등 소프트웨어 요소에 더 많은 요구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중요성이 더 요구되는 것만큼 거버넌스의 운영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2017)에서 진행한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 기반구축단계에서의 개선 필요사항을 살펴보면, 


 - 공무원의 순환보직 시스템으로 장기적인 사업추진의 어려움,
 - 주민공동체라는 소프트웨어사업을 이해하는 전문성의 부족 
 - 주민 간의 의견 충돌로 장기적인 주민 참여 유도의 어려움  
 - 경험 부족으로 실효성 있는 교육의 한계와 참고 가능한 자료 및 선례 파악의 어려움
 

 -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적 계획수립이 아닌 용역업체와 전담조직의 중심으로 운영되는 계획의 한계

 

를 꼽았으며 이것은 초기 도시재생 정책이 지역 정서에 개입할 틈이 부족한 점과 주민 간의 갈등 조정의 어려움, 초기 단계로 인한 경험 부족이 요구하는 인식의 변환 어려움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도시재생에서 전략적으로 활용되는 거버넌스 형태와 활동의 구성요소가 무엇인지 아직 구체적이지 않고, 과업지시서와 국토부가 제시하는 거시적 가이드라인 수준으로 머물러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계획의 양적 확장에서 질적 개선을 향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향한 도시계획의 근간이 되는 거버넌스의 활동이 도시재생에 미치는 영향과 그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6] 서울 도시재생 포털, 서울시 도시재생 실행전략의 분류 설명, 2018.10.19

[7] 서울시 중장기 사회적 자본 (Social Capital) 증대방안 연구. 서울연구원 정책과제연구보고서, 조권중, & 최지원,2010, p.22

2. 이 문제와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은 누구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공공기관 

 

서울형 도시재생 추진계획이 도입되고 서울시의 조직도를 살펴보면 도시재생실이라는 부서가 개설되었으며, 서울의 4대문안 역사도심계획에 의한 역사도심재생과가 별도로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7개의 서울형 도시재생 중 13개의 1단계 도시재생 지역 중에서도 세운상가 일대는 ‘다시세운 사업·관리팀’으로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도시재생이라는 변화된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으로 접근하는 데 있어 복잡한 도시 이해관계망을 보여주고 있는 세운상가 일대 지역에 행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공공기관의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출처: 서울특별시청 조직도 내 도시재생실 업무조직도, 서울특별시 홈페이지

 

중간관리조직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운영형태가 민간과 공공이 협업하는 분산형 운영체계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세운상가 일대는 2006년 도시재개발촉진지구로 지정되었다가 보상 문제와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로 사업성이 악화되어 행정적 방치를 겪으며 전면 철거 계획이 보류된 후, 2013년도부터 개입된 민간업체의 기존 연구용역을 이어 도시재생사업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 형성되었습니다. 2014년에는 재개발에서 재생으로 지구의 용도가 변경되면서 자연스럽게 기존의 연구내용과 새롭게 도입되는 정책 방향을 함께 반영하는 협업 형태를 갖출 필요가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따라서 세운상가 일대의 도시재생지원센터의 형태는 단일기관 형태가 아닌 거버넌스 형태로 협력 운영되고 있으며, 파트너쉽 구축과 프로그램 기획을 담당하는 ‘거버넌스 운영팀’과 거점공간 관리운영과 프로그램 기획을 담당하는 ‘전략기획 운영팀’, 서울시의 공공기금 투입으로 새롭게 조성된 서울시 소유의 공간 시설을 관리하는 ‘시설관리팀’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나의 기관 안에서 역할 담당부서가 나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지만, 나뉘어진 역할을 각각의 업체들이 나누어 담당하게 되면서 각 역할들마다 세분화 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세운상가의 복잡한 이해관계형태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역 구성원


도시재생에서 거버넌스가 개입하기 위해서는 지역이해관계자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은 도시정책의 끊임없는 계획 대상으로 다루어져 왔으며, 제조업이라는 산업 활동이 국내 소상공업의 역사와 함께 창발적으로 자리 잡아 온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개발에 대한 기대와 행정의 방치로 낮아진 임대료를 기반으로 평균 3~40년 된 소상공인들과 새롭게 유입되는 문화예술가들이 세운상가 일대 지역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8]

 

[8] 서울특별시, 2018, 다시세운백서

3. 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해당 지역 구성원에 대한 기준 


세운상가 일대 지역 특성뿐만 아니라, 지역의 장소성은 지역을 기반으로 생업 활동을 유지해 온 생산자들에 의해 그 특성이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서화 된 자료로 보여지는 지역에 대한 소유 관계로 구성원을 분류하여 도시재생 정책을 적용하다 보면, 이 지역의 장소적 특성을 살펴보고 고려해서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따라서 장소에 대한 소유 관계로 지역주민과 구성원을 분류하여 거버넌스를 파악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이전의 도시개발 정책에서 진행되던 분류방식이라고 판단하였고 지역의 장소성을 구성해내는 이해관계자들의 형태를 고려하여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도시재생 정책을 전달하기 위하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공청회 소식을 알릴 때에도 주소 상으로만 등록된 주민을 모집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아닌, 해당 지역에서 활동을 일구어내는 사람들의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 질문이 의미가 있는 것이, 옛날에 우리가 시골 살면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사는 곳이고 직장이여. 내가 살면서 거기가 내 생활 터전이라고. 동네 사람들과 한 정을 나누고, 그래서 고향이라는 개념이 생겼는데, 지금 도시민은 자기가 사는 곳 잠자고 나오는 배드타운이야. 여기는 일터. 그게 바로 고향의 의미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어.” 

- 2019.06.11., 6구역 토지주이자 세운상가 지역에서 생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지역구성원

 

거버넌스라는 용어에 대한 오해  


2015년도부터 시작되어 현재 2019년도 4년차에 접어든 도시재생 정책은 그 실천을 이루기 위한 거버넌스의 개념 정립이 되기까지 혼란을 겪는 시기입니다. 여전히 도시재생에서 거버넌스의 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지역 주민들에게 아직 와 닿지 않은 개념입니다. 거버넌스는 찬성에 의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활용되는 도구가 아닙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 및 조정하는 사회적 합의과정을 이루어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 주민들은 반대 의견에 부정적 시선을 갖고 있으며 반대 의견 또한 수많은 의견 중 일부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학습 활동이 필요합니다. 도시재생이 이전의 도시개발과 다른 큰 차이는 거버넌스 활동을 통하여 생각보다 꽤 사소하고 일상적인 언어가 정책으로 발현되는 것입니다.

“저 쪽 사람들 말은 들을 필요가 없어. 행정이 나서서 도와주겠다는 데 왜 반대를 해? 그런 사람들은 그냥 무시해요.”

 - 2018.11.21, O구 문화예술거버넌스 활동 참여자이자 세운상가 지역에서 생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지역구성원

 

우리는 도시 안에서 대화하는 법을 학습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거버넌스의 구성원으로서 공공기관은 해당 지역주민과 대화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책의 방향을 알리며 의견을 수렴하고자 여는 공청회는 2시부터 5시 사이에 진행됩니다. 세운상가 일대 지역구성원인 소상공인들은 9시부터 6시까지 일상 업무로 활동합니다. 아직까지 행정 위주의 공청회는 충분하지 않은 대화로 이어져 도시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된 취지와 맞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곤 합니다. 


지역구성원으로서 도시의 환경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한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입니다. 혹은 이야기하는 것이 낯설어 겉으로 보기에 투박한 표현들을 걸러 들을 수 있는 듣는 행위도 익숙하지 않은 일입니다. 도시민들은 도시라는 자원 안에서 본인의 역할과 또 다른 구성원 간의 관계 안에서 스스로를 인지할 수 있도록 자신의 생각에 집중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아야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대화에 스며 드는 활동을 통해 정책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UNESCO는 1972년 인간주의적인 <존재를 위한 학습>을 내놓았는데, 이것은 사람들이 서로 배우고, 진보를 향한 태도, 불안정·복잡성·위험 등 지속가능성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는 ‘배우는 세상’에 이르는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9] 개념으로 사회공동체에 접근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산업도시가 형성되면서 노동자들의 거주환경과 작업공간의 규모와 같은 소외된 공간에 대한 논의로 두각을 드러냈으며,
[10] 1960년대에는 무분별한 도시개발정책을 반성하기 위하여 국제기구에서는 도시 만들기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고, 르페브르와 콜만 등에 의해 사회적 공간의 생산 및 사회적 자본으로 불리기도 하였습니다.[11]  이것은 각 시대에 사회적 문제를 당사자의 눈높이에서 해석하고 실행할 수 있는 실천적인 담론이 도시정책을 변경하는 데 영향을 미쳐왔다는 것을 즉, 이해당사자 간의 역할 관계 안에서 정부, 협의체, 단체, NGO 등 공동체를 구성하고 공동체 간 관계망을 형성하며 도시 사회가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9] Arjen Wals, 2010, 유엔 지속가능발전교육10년(DESD, 2005-2014) 지속가능발전교육 맥락과 구조의 검토(2009), 유네스코한국위원회, p. 9
[10] 최병두, 2018, 르페브르의 일상생활 비판과 도시· 공간적 소외. 대한지리학회지, 제53권 2호, p.162

[11]   한숭희, 2004, 평생교육론: 평생학습사회의 교육학. 학지사, 서울, p.270

4.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 사례는 무엇이 있고, 그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가요?

세운협업지원센터에서 파트너쉽 구축과 프로그램 기획을 담당하는 ‘거버넌스 운영팀’인 OO은대학연구소는 2015년부터 지역주민들에게 초상화 그리기를 시작으로 지역 내 청소모임 등을 통해 대화의 접점을 만들어나가며 지역주민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통해 지역공동체 형성에 대한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따라서, 도시재생 거버넌스 활동을 만들고, 세운상가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이해나가는 거버넌스팀의 활동을 분석하여 특징을 도출하고자 하였습니다. 


우선 지역구성원의 분류를 토지 소유관계에서 벗어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을 찾고자 하였습니다. 도시개발에서 도시재생으로 담론이 변화되는 배경에는 사회적 공간이라는 특성과 그것이 학습이라는 상호 호혜적[12] 개념과 맞닿아있는 지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도시재생의 사회적 공간 담론이 실천행위로 나타나는 학습도시에 주목하였으며, 학습도시를 실천하는 실천공동체(Community of Practice)의 참여형태로 도시재생 지역구성원을 재분류하였습니다.

 

표  CoP 커뮤니티 참여 분류에 따른 도시재생의 거버넌스 구성원 재분류

 

구체적 사례활동을 파악하기 위하여 2016년~2017년도 용역 연구보고서를 기반으로 거버넌스팀의 활동사례 135건을 살펴보았으며, 그 중 거버넌스팀의 초반 참여 유도 활동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도시재생 사업 초반, 거버넌스팀인 OO은대학연구소는 공공의 의견을 전달하기 이전에 지역 주민과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여 신뢰를 쌓기 위해 지역구성원으로부터 수렴된 메시지와 공공정책의 방향성 간 연결지점을 찾으며 직접적인 참여로 활동하였습니다. 이들은 초상화 그리기라는 활동을 통해 대화의 중간 매개물을 활용하였고, 이것은 외부인들과 대화하는 거부감을 줄이는 방식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대화를 통해 지역 커뮤니티를 파악하고 네트워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그룹을 발굴하여 주민 주도의 참여를 이끌도록 하였습니다. 

 

인터뷰를 통하여 도시재생 활동에 소극적 참여를 보이던 주변인이었던 지역구성원에게 지역에 대한 인식을 재고시키며 대화를 이끌어내 지역의 특성을 발굴하였습니다. 또한 모든 인터뷰는 기록화를 통하여 주민과 내용 공유를 진행하였고, 기록된 내용을 기반으로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통해 지역 의견 수렴을 확보해나갔습니다.[13] 이 활동은 ‘세운아케이드, 손끝기술학교’와 같은 자체 프로그램을 발전 연결되어 도시재생 거버넌스 활동에 지속성을 갖게 하였고, 이러한 활동은 도시의 비물리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도시의 개입을 시도하는 니치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활동들이 모여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여 공론장을 형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놀이와 축제라는 개념을 통해 접근의 문턱을 줄이고자 하였으며, 이것은 지역의 작은 활동들로 발생시키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시키며 지역을 대표하는 기술장인 커뮤니티를 제안하여 활동그룹 구성원을 만들었습니다.[14]  도시에서 거버넌스가 논의되던 시점에는 사회적 합의의 과정 관점에서 참여자들 간의 신뢰, 지식의 공유, 협력관계와 같은 사회자본이 형성된다고 살펴보았습니다. 이러한 사회자본은 도시계획 과정에서 합의를 형성시키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도시지역 공간특성을 확보하는 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출처: 민주신문

 

그러나 여전히 구성원에 대한 거버넌스 접근 방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도시에서 정주 개념은 어쩌면 다시 한번 도시 공간과 그 공간을 구성하는 사회 인구에 대한 관계에 대하여 재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7년 세운상가 도시재생 활성화 개장식을 가질 무렵, 서울시와 세운상가아파트협의회는 세운옥상이라는 공간을 두고 건물의 시설개선을 위해 서울시의 기금을 지원하여 공간을 새롭게 조성하는 대신 시민에게 공간개방을 한다는 조건으로 MOU를 체결하였습니다. 그러나, 2019년도 세운상가아파트협의회라는 지역공동체의 회장의 임기가 끝나자, 도시재생 거버넌스 활동에 합의되지 않은 새로운 임원은 사적인 공간에 무분별한 외부시민의 방문이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근거로 세운 옥상 사용에 반대의견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12]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공유를 통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도덕적 의무감에 바탕을 둔 교환의 유형이며, 서로 도움을 주기 위해 지속성을 갖고 혜택을 주고받는 것, 라세림,2011

[13]  OO은대학연구소

[14] 수리수리협동조합

5. 전 과정을 통해 정의한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요?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이 스스로 도시의 문제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호혜적 상호작용은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시키며 자발적인 참여로 연결 및 축적되어, 

 

도시의 학습은 호혜적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져하고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간을 구성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How

Idea & Impact
1.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학습의 호혜성이 도시재생 지역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학습을 통해 어떻게 지역의 특수성을 도출하고 도출된 지역 특성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갖게 하는지 시민들이 지역 환경의 가치를 발견하고 접근 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복잡한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합의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2.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현재 구상중이거나, 실천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좀 더 세분화 된 지역구성원의 형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올바른 거버넌스 활동이란 무엇인지 현장의 언어를 발굴해내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도시재생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의 실천은 이론이 아닌 현장에 있다고 생각하여 현재 세운상가 협업지원센터의 거버넌스팀인 OO은대학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주민공모사업을 담당 운영하고 있으며, 주민공모사업의 취지가 단순 공공의 기금을 지원하여 지역주민의 행정에 대한 불신을 잠재우는 것이 아닌 지역주민이 자신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그 특성을 되찾아 활력을 갖출 수 있도록 사내 내부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문제정의 과정에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였나요?

문제 원인에 대한 정리를 위한 근거를 수집하기 위하여 문제 해결 대상의 활동 사례집을 수집하여 2016년부터 2017년도 간 135건의 사례를 추려 특징을 분석하였습니다.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공공기관의 담당주무관 1인, 구역별 지역 활동주민 5인, 토지주 3인, 중간관리 활동가 3인’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4. 문제정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진행 이후에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어주세요

문제정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문제의 원인 단계에서 저의 사고가 정지된 것 같았습니다. 이미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나서는 과정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저 스스로 정의 내렸던 가설을 다시 돌아보는 것은 생각보다 힘겨웠습니다. 이 문제의 원인은 정말 이것이 원인이었을까 라는 기존의 저의 생각을 의심해보는 시간은 무척이나 괴로웠으며, 기존 생각에 대한 의심은 생각의 흐름을 삼천포로 빠지게 하며 많은 고민의 시간을 요구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문제에 대한 정답은 없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정답을 찾아야만 안도감을 갖으며 고착화된 지식생산에 몰두되었던 저의 사고 자체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였습니다. 또한, 저는 이 과정이 제가 도시재생에 지역주민들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학습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5.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위해 추천할 자료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책>


김덕영, 2007, 게오르그 짐멜의 모더니티 풍경 11가지
박희봉, 2009, 사회자본 : 불신에서 신뢰로, 갈등에서 협력으로, 조명문화사
에티엔느 웽거 외 2, 2004, CoP 혁명, 도서출판 물푸레, 경기도 안양
한숭희, 2004, 평생교육론: 평생학습사회의 교육학. 학지사, 서울

<논문/학술지>


조권중, & 최지원, 2010, 서울시 중장기 사회적 자본 (Social Capital) 증대방안 연구. 서울연구원 정책과제연구보고서
박성남 외 1, 2017,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의 개선방향,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서울특별시, 2014,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
서울특별시, 2017, 세운상가일대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보고서
서울특별시, 2015, 2025 서울형 도시재생 전략계획
임상연 외 1, 2018, 도시재생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도시재생 지원센터의 과제. 건축도시공간연구소 

팀 소개

최영금
도시공간에서 생성되는 공간과 공간, 공간과 사람, 사람과 사람 간의 암묵적 형태와 관계정보에 대해 관심이 있다. 건축을 전공하며 건축과 외부환경 간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되며, 도시환경 및 친환경건축 컨설팅 업체에서 3년 간 실무를 진행하였다. 실무를 통하여 사회제도와 건축물 형태 간의 관계에 대해 공부하고자 건축학 대학원을 진학 후 도시재생 거버넌스를 연구하였으며 현재는 도시재생 거버넌스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팀 커리어
교육 거버넌스의 도시적 페다고지에 대한 기초 연구, 2018.04, 춘계학술발표대회 논문집
도시재생 거버넌스 활동 사례 연구-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을 중심으로, 2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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