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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아이들의 놀 권리는 어떻게 지켜주나? by 은석 · 이혜림
주거 아동/청소년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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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정의 본문

 

아이들에게 '놀이'는 성장과정에서의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우울감과 자기 효능감, 창의력, 상상력 등에 대한 여부를 결정짓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은 놀이공간이 부족하거나 없어서 잘 '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아동 삶의 질 국제조사에서는 우리나라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은 22개국 중 네 번째로 낮다고 하는데요. 공공시설로서의 놀이공간 부재로 어린이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공간에 대한 불평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청년허브의 은석 · 이혜림 팀은 서울의 공간 불평등을 ‘어린이 놀 공간의 차이’를 중심으로 문제 정의해보았습니다.

 

> '은석 · 이혜림' 팀의 문제정의 연구보고서 보러가기

Why

Background & Emotional
1. 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아파트 주민들이 자신들과 같은 단지에 살지 않는 어린이들의 놀이터 이용을 금지했다는 기사를 꽤 자주 볼 수 있습니다.[1] 이러한 금지 조치는 아파트 입주민 입장에서 보자면 당연한 선택일 것입니다. 비싼 돈 들여 얻은 자신들의 사유재산권을 배타적으로 누리고 과시하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근거는 없습니다. 아파트 내 어린이 놀이터는 사실 입주민이 분양 당시 비용을 지불한 총 분양면적의 공용면적에 해당하기 때문인데요. 쉽게 말해, 입주민의 사유물입니다. 더욱이 현행법상 아파트 관리사무소 혹은 주민자치조직이 아파트 내 놀이터에 대한 일차적인 안전 관리 책임을 지기 때문에 관리 주체가 사유재인 놀이터를 입주민이 아닌 어린이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 무조건 손가락질할 수만은 없습니다. 

 

 

사진. 어느 아파트 놀이터에 붙은 경고문

"우리 아파트 외 어린이는 출입을 금합니다. 사고 시 책임지지 않습니다."

출처 : “아파트 입주민 외 어린이 놀이터 출입금지”에 상처난 동심, YTN, 2019.6.4

 

2018년 보건사회 연구원의 <청년층의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혼 청년 가운데 10명 중 8명은 신혼집으로 아파트를 원했는데요.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는 가격에 반영되어 결국 주거비용을 높이게 된다. 높아진 주거비용은 청년들이 결혼을 주저하게 되는 제1요인입니다. 높은 가격의 아파트에 입성한 집단은 그것을 통해 아파트에 입성하지 못한 집단과의 차이를 강조하면서 자신들을 ‘구별 짓는’ 행태를 나타내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저희의 문제의식이 출발했습니다. 가족을 형성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아파트에 대한 선호”를 낮출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수단은 무엇일까요? 2005년 주택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구입 결정 시 영향을 미치는 입지 특성 하위요인 가운데 주변 쾌적성(맑은 공기, 공원, 녹지 등) 요인의 중요도가 24.9%로 교육(23.6%), 교통(20.5%) 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2] 공원과 녹지는 도시경관을 조경하는 심미적 기능과 더불어 복지, 건강, 안전 등 지역민의 편익과 웰빙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즉,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를 낮출 수 있기 위해서는 빌라, 연립, 다세대 등의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의 연구는 어린 자녀를 키우게 되는 30대 청년 세대의 필요 중 하나인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어린이 놀 공간’에 주목합니다.



[1] “아파트 입주민 외 어린이 놀이터 출입금지”에 상처난 동심, YTN, 2019.6.4.
[2] 권주안 외(2005), 주택가격 결정요인 분석, 주택산업연구원

2. 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일까요?

아동에게 놀이는 물리적·정신적 건강과 건전한 발달을 위한 필수조건일 뿐만 아니라, 아동이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 복지권입니다. 놀이와 레크레이션은 아동의 건강과 복지에 필수적이며 창의력, 상상력, 자신감, 자기 효능감과 더불어 육체적, 사회적, 인지적, 정서적 기능 개발을 촉진하는데요. 놀이 경험은 아동의 물리적·정신적 건강과 발달에 필수요소입니다. 아이들은 놀이 과정을 통해 협상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갈등을 해소하고,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배우며 놀이를 통해 주변 세계를 탐험하고 경험하게 됩니다.[3] 따라서 아동은 어린 영아기부터 주도적으로 자유롭게 선택하여 놀이의 질적 수준과 강도를 높일 기회와 권리가 주어져야 합니다. 더 많은 놀이 기회가 주어질수록 아동은 개성을 개발하고 건강한 자아를 성장시킬 수 있게 됩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협약 당사국이 아동의 연령에 적합한 휴식, 여가, 놀이,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고 모든 아동이 이를 실현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1991년 유엔 아동권리협약 비준 이후 한국은 아동의 휴식·여가·놀이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접근을 보장하며, 아동의 놀 권리를 보장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받고 있습니다.[4] 보건복지부 한국아동 종합실태조사(2019)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의 행복도는 2018년 기준 30개국 중 27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아동 삶의 질 국제조사 결과(3차 자료, 2019)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은 22개국 중 네 번째로 낮습니다(이봉주, 2019). 과도한 학업 압박과 더불어 아동이 마음껏 놀 기회와 놀이할 수 있는 지역 환경의 부족은 이와 같은 우울한 결과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3] 유엔아동권리위원회(2013), 일반논평 17호(2013)

[4] 국가인권위원회 보도자료(2019.10.17).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제5·6차 최종견해관련 국가인권위원장성명

Who & What

Fact & Data
1.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있나요?

최근 일부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생한 ‘아파트 입주민 외 어린이놀이터 출입금지’와 같은 어린이 시설의 이용의 배제 문제는, 입지유형과 관리주체별 시설의 질적 차이가 실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 차이의 복리후생 격차가 발생하게 됨을 보여줍니다. 이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젊은 부모 입장에서 안전한 어린이 놀 공간의 확보가 거주지역의 선택과 만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도시 내에 설치되는 어린이 공원과 어린이 놀이터는 어린이들의 놀 공간이면서 동시에 지역사회 거주민들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유대감과 소속감을 고양하여 삶의 질을 높여주는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어린이공원 및 놀이터는 기본적으로는 어린이의 지적, 신체적, 정서적 성장을 촉진하는 공간이자, 주거 생활권 내의 공동이용 시설로써 지역 주민들의 생활체육 및 사회적 친교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어린이공원 또는 어린이 놀 공간에 대한 연구는 별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요. 특히, 시민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어린이 놀 공간을 ‘공간 형평성’ 또는 공공성 측면에서 접근하거나, 커뮤니티 공간으로써 기능을 평가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는 현실에서 어린이 공원이나 놀 공간의 설계 및 설치가 커뮤니티 기능의 활성화보다 도시공원법 또는 공동주택관리법 상의 법적인 설치기준만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에 집중해왔기 때문입니다. 즉, 땅값이 비싼 도시의 생활권 공간에 ‘어린이 놀 공간’을 설치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는 일이기에, 법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면적에 안전기준 만을 충족시키는 데에 집중해 온 것입니다.   


모두가 이용 할 수 있는 열린 놀이공간의 부족은 아동의 놀이 경험의 양극화를 초래합니다. ‘놀이’의 개념은 점차 키즈카페, 체험학습, 놀이학교를 통해 시장화·사교육화 되어가고 있으며,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아동이 놀이 기회와 놀이 경험의 차등이 발생합니다. 또한 영상매체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한 놀이의 다양성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2. 이 문제와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은 누구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홍성언과 박수홍(2003)은 그동안 도시공원 조성과정이 ‘인구 1인당 면적’ 기준과 같은 양적 기준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음을 지적하면서 “적정성, 효용성, 공정성 등과 같은 질적 기준이 반영되지 못하였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어린이 놀 공간의 구성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이 놀 공간’을 구성하는 두 핵심 영역은 ‘어린이공원’과 ‘어린이 놀이터’인데요. 전자의 경우, 지자체에 설치 및 관리 감독 권한이 있고, 후자의 경우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어린이 놀 공간’의 문제를 공공성 측면에서 접근할 때 가장 중요한 행위자는 도시공원을 설치·운영하는 기초자치단체와 도시계획을 세우고 관리하는 서울시로 보입니다. 

 

최근 20년 내 만들어진 서울시 대부분의 어린이 공원은 도시계획 또는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의 기부채납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현실에서 어린이 공원이나 놀 공간의 설계 및 설치가 도시공원법 또는 공동주택관리법 상의 법적인 설치기준만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에 집중해왔기 때문인데요. 즉, 땅값이 비싼 도시의 생활권 공간에 ‘어린이 놀 공간’을 설치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는 일이기에, 법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면적에 안전기준만을 충족시키는데 집중해 온 것입니다. 


이 문제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는 대부분의 행정적·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됩니다. 지역 주민의 의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이공원을 만드는 절차에 지역 주민들에 대한 공청회나 홍보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지 않기에 지자체의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의 목소리가 반영될 통로는 제한적이며 시혜적입니다. 2008년부터 진행된 서울시 상상놀이터 사업의 경우에는 ‘협치’를 주요 목표로 삼고 진행하였지만, 그 역시 법제화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한 자치구의 어린이공원 담당자와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납니다. 다음은 2019년 12월 10일, 서울 O구 어린이공원 담당자와의 인터뷰입니다.

 

“어린이 공원 입지 선정의 경우, 지역사회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치를 잡은 것은 아니다. 토지매입 조성에 해당하는 즉, 골목길 안에 주택가를 보장해서 조성하는 사업은 15~20년 전까지는 있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없다. 이는 자치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최근에 조성되는 어린이공원은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의 각종 개발 사업에 근거한 기부채납 공원이다. 법적으로 공원녹지를 확보해야 하는 기준에 의해 공원 부지를 결정하게 되며, 구에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검토만 구에서 한다… 매년 어린이공원 리모델링 성격의 구비 예산이 편성되고, 어린이 시설 정기공사라는 세부사업으로 매년 진행하고 있지만, 유지관리 사업의 과정에 안타깝게도 주민 청취가 직접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안전 관련 규정을 충족시키는 수준에서 보수가 이루어진다.” 

서울 O구 어린이공원 담당자

 

본 연구가 주안점을 두는 형평성은 '부모가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는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어린이가 적절히 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입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이 제한적이더라도,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공간이 별로 선호되지 않는 다세대나 연립이라고 하여도 모든 어린이에게는 충분한 놀 공간이 보장되어야 하는데요. 부모의 사회경제적 차이에 의해 놀이 경험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것이 문화적 차이로 귀결된다면 이는 행정에 의한 집단 분리가 자행되는 것이라 볼 수 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막을 의무가 있습니다.

 

3. 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공적자원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은 정책결정의 최종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 어떠한 자원을 배분하고, 누가 비용을 부담하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행정가의 일입니다. 이렇게 공적 자원을 분배하는 것을 ‘정부의 감추어진 기능’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사회적 자원을 덜 보유한 집단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 공원과 같은 공공시설물을 우선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이들 집단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공공서비스의 분배에 있어서 형평성은 서비스의 혜택을 받는 계층과 소외된 계층이 분명하게 나뉠 때 더 중요해집니다. 왜냐하면 연령 등 생애주기적 위치나 소득 수준 등 사회경제적 지위 차이로 인해 질 낮은 공공서비스를 제공받는 지역과 취약계층을 도시공원을 통해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적극적인 분배를 통해 사회적 비형평성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조명래(2011)에 따르면 지역격차는 불평등의 공간적 표현 혹은 양식입니다. ‘사회적 불평등’이 집단-계층 간 사회적 기회나 권력, 자원 등이 불공평하게 배분된 상태를 지칭한다면, ‘지역격차’란 사회적 기회, 자원, 권력이 지역 간에 골고루 분포하지 못해 현격한 지역 간 차이가 발생하는 상태를 지칭합니다. 지역격차는 사회적 불평등을 포함하여, 지역이란 공간 범주를 기준으로 해서 나타나는 포괄적인 차이 혹은 불균형을 의미합니다. 지역격차가 문제시되는 것은 기회, 자원, 권력의 지역 간 불균등 분포로 지역을 범주로 하는 집단, 그리고 그 구성원이 ‘불필요하고 부당하게’ 삶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을 겪기 때문입니다.

 

서울 근린공원의 형평성에 대해 연구한 김용국(2015)은 공원의 형평성을 “생애주기, 소득 및 교육 수준 등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상대적인 공원 필요도를 고려해 차등적으로 공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선행연구들의 흐름에 따라 본 연구가 주안점을 두는 형평성은 “부모가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는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어린이가 적절히 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입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이 제한적이더라도,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공간이 별로 선호되지 않는 다세대나 연립이라고 하여도 모든 어린이에게는 충분한 놀 공간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차이에 의해 놀이 경험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것이 문화적 차이로 귀결된다면 이는 행정에 의한 집단 분리가 자행되는 것이라 볼 수 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막을 의무가 있습니다.


어린이 놀 공간의 형평성 문제는 거주형태별로 그 격차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어린이 놀 공간을 규정하는 두 종류의 주요 시설인 어린이 공원과 어린이 놀이터의 설치 및 관리가 분리되기 때문인데요. 아파트 단지의 경우 ‘주택건설 촉진법’ 상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건설 시 어린이놀이터를 설치하도록 규정되어있고 이를 자체적으로 관리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즉, 공동주택단지의 경우 계획단계에서부터 어린이놀이터, 경로당 등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들이 설계되는 것입니다. 공동주택 내 어린이 공간은 입주민의 복리시설로서 공동주택의 관리주체에 의해 자체적으로 유지·관리됩니다.

 

하지만 단독주택지역의 어린이공원은 경우 택지를 조성하는 사업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계획·조성되면서 이용자의 특성이나 패턴을 반영하지 못하고 법적기준에만 맞추어 획일적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법정 어린이공원의 사무관할은 자치구로, 설비와 유지관리에 따른 편차가 큰 편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공원의 경우 공원의 안전성과 시설설비가 잘 관리되는 편이나, 저층 주거 밀집지역 혹은 상업·업무지역의 어린이 공원의 경우 CCTV, 화장실, 체력단련 시설, 놀이시설 설치·관리 여부의 편차가 크다. 대개 아파트 내 놀이터에 비해 시설이 낙후되어있거나 관리가 부족하여 방치된 경우가 많고, 접근성, 안정성, 다양성, 연계성 등이 미흡합니다. 최근 일부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생한 ‘아파트 입주민 외 어린이놀이터 출입금지’와 같은 어린이 시설의 이용의 배제 문제는, 입지유형과 관리주체별 시설의 질적 차이가 실제 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와 지역주민의 복리후생의 격차로 이어짐을 보여줍니다.

4.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 사례는 무엇이 있고, 그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가요?

아이들이 놀이할 수 있는 도시환경, 지역 환경을 조성하고 놀 권리의 공공성 보장을 위해 정부와 지역사회의 책임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특히 놀이가 취약한 지역과 아동을 찾아보다 공평하게 놀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개입이 필요한데요. 해외의 경우 아동의 놀이 감소에 대응하여, 아동 여가와 관련된 별도의 입법과 조례 제정을 통해 아이들의 ‘놀이권’에 대한 사회적·공적 책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놀이를 장려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2007년부터 ‘국가 놀이 전략’을 시행하여 균등한 놀이 기회의 제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모든 주거 지역에 어린이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놀이 장소를 만들고, 아동의 놀이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지자체의 의무를 강화하고 국가차원의 투자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독일의 경우 ‘여가정책’에서 어린이·청소년의 놀이를 지원합니다. 주정부와 지방정부, 공공 및 민간 기관의 아동 여가정책을 마련하고 지역별로 놀이터 관련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시하며 누구나 공공놀이터 정보와 놀이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일본은 ‘도시 환경 조성이 어린이의 놀 권리를 박탈했다’는 인식 아래 약 30년 전부터 ‘플레이 파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학교 등에서 금지한 웅덩이 파기, 모닥불 놀이, 나무 타기 등 자유로운 놀이가 가능합니다. 특히 일본 가와사키시는 어린이의 놀 권리를 조례로 제정하여 놀이터마다 놀이 활동가가 상주하면서 아이들의 놀이를 지원하고, 창의적인 놀잇감을 만들 수 있도록 돕기도 합니다.[5]

 

 

서울시는 1994년부터 ‘어린이공원 현대화 계획’을 시작으로 ‘주민 참여형 어린이공원’, ‘생활권 맞춤형 어린이공원 정비사업’ 등 어린이공원 현대화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어린이공원 현대화 사업의 대상지인 동대문 장안어린이공원과 마포 와우 어린이공원은 어린이 공원의 질적 변화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간의 어린이 공원 리모델링 사업은 시설을 최신식으로 바꾸고 특이한 모양의 놀이시설을 도입하는 등 시설의 외관에 치중하여 실질적인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고, 관리 부실로 인해 여전히 이용이 저조했습니다. 더욱이 서울시내 어린이 공원 1,123개 중 조성 연도 파악이 가능한 어린이공원 1,046개소의 조성 연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어린이공원의 약 70%가 1990년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010년대에 지어진 어린이 공원은 99개(9.4%)였으며, 2015년 이후에 지어진 어린이 공원은 27개소에 불과했습니다. 

 

서울시는 민선 4기 주요 공원녹지정책으로 어린이공원사업계획을 실시하여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47,185백만 원(시비 100,066, 구비 47,119)을 들여 시설이 낡고 오래된 300개의 어린이공원을 ‘상상어린이 공원’으로 재조성하였습니다.[6] 서울시는 2015년 이후 자치구의 놀이터를 창의어린이놀이터로 탈바꿈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창의놀이터는 정서발달에 좋은 모래, 흙, 목재 등 자연재료로 만들어진 공간과 뛰어놀 수 있는 공간 등을 유기적으로 배치하여 아이들의 창의력과 감수성 발달에 도움을 주는 놀이터입니다. 또한 아이 스스로 놀이를 주도하여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각 사업은 지역주민의 공모 형식으로 진행되며 기획단계부터 어린이, 지역주민, 마을활동가로 구성된 ‘어린이 놀이터 운영협의회’를 참여시켜 주민의 호응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2015년 29개소(1단계)를 시작으로 2019년 현재 총 91개소가 재조성 되었으며, 2019년에도 14개 자치구에 18개소(5단계)의 창의어린이놀이터를 조성 중에 있습니다.[7]

 

 

출처: 김원주(2009), 서울시 내부자료

 

 

[5] “아이들에겐 놀이가 ‘밥’이고 ‘숨’이다”, 한겨레, 2019

[6] 서울특별시 정보소통광장

[7] 서울시,‘창의어린이놀이터’20곳 재조성…주민공모 방식 첫 도입, 머니투데이, 2019

5. 전 과정을 통해 정의한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요?

사유화된 공간에 설치되어 있는 아파트 놀이터의 개방성을 높이는 것은 적절한 대답이 아니다. (정의한 문제)

아파트 주민들이 비 입주민 어린이들을 막는 행위에 대해서 윤리적으로 그들을 비난할 수는 있지만, 

법적 관리책임을 아파트 입주민들이 지고 있는 입장에서 그들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최종 목표) 

정말 필요한 것은 공적 영역에 어린이 놀 공간을 충분히 만드는 일이다. (해결될 이슈)

How

Idea & Impact
1.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본 연구에서는 자치구별로 어린이 놀 공간의 구성 방식과 현황에 대해 살피고, 자치구별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통계분석 기법을 통해 확인해 볼 것인데요.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지역별 형평성을 점검하기 위하여 자치구별로 어린이들의 전체 놀이공간 가운데 사유화된 놀이공간인 ‘아파트 놀이터’와 공적 영역에서의 놀이공간인 ‘어린이공원’의 구성비율을 자치구별로 비교하고, 자치구 면적 대비 비율, 대상 인구 대비 면적 등의 지표를 계측할 것입니다. 이 지표에 따라 자치구별 어린이 놀 공간의 특성과 형평성 수준을 살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지표와 각 자치구별 인구비율, 어린이 인구비율, 주택유형, 평균 지가 등과의 관계를 양적 분석기법을 적용하여 살펴볼 것입니다.

2.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현재 구상중이거나, 실천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어린이 놀 공간의 공공성 지표 산출 

 

어린이 놀 공간의 공공성 지표 산출 및 영향요인 분석을 위해서 사용되는 변수들의 기초 통계량이 다음 표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각 자료는 서울시 25개 자치구별로 정리되었으며, 결측 자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변수의 기초 통계량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어린이공원 면적과 어린이놀이터 면적의 분포를 먼저 살펴보고자 합니다. 해당 데이터에 따르면, 어린이공원 면적이 가장 넓은 자치구는 강서구,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이며, 어린이공원 면적이 가장 좁은 자치구는 종로구, 중구, 동작구, 용산구, 광진구이다. 어린이놀이터 면적이 넓은 자치구는 노원구, 강남구, 송파구, 양천구이며 어린이놀이터 면적이 좁은 자치구는 종로구, 중구, 용산구, 금천구, 광진구로 나타났습니다. 

 

 

어린이 공원 면적과 어린이 공원 면적 상위·하위 구

 

[그림 1]은 어린이공원의 면적과 어린이놀이터의 면적을 자치구별로 사분면에 표기한 그림입니다. 각 축에 평행으로 그어진 보조선은 어린이놀이터의 평균 면적입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2 사분면에 해당하는 자치구 즉, 어린이공원 면적이 어린이놀이터 평균면적 이상이면서, 어린이놀이터 면적이 평균 이하인 자치구는 서대문구 하나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번에는 사례수가 25개로 제한적이라는 자료의 한계를 반영하여 어린이공원과 어린이놀이터의 면적을 표준화하여 제시한 [그림 2]와 비교해 살펴보겠습니다. 두 그림을 비교해보면 대체로 각 자치구가 점하고 있는 위치는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그림 2]에서는 2 사분면이 비어 있는 상태로 나타납니다. 이 의미는 표준화 변수로 검토해볼 때, 어린이공원 면적이 어린이놀이터 평균면적 이상이면서, 어린이놀이터 면적이 평균 이하인 자치구가 없다는 의미인데요. 이는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였습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 내에서 어린이의 놀 공간은 자치구에 상관없이 ‘사유화’가 이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그림 1] 자치구별 어린이놀이터 면적과 어린이공원 면적(㎡)

 

 

[그림 2] 자치구별 어린이놀이터면적과 어린이공원면적(표준화 점수)

 

하지만 영역별 절대 면적 비교방식은 각 자치구의 면적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 이번에는 자치구 면적 대비 어린이놀이터 면적과 어린이공원면적, 그리고 그 두 값의 합인 어린이 놀 공간 비율 및 놀이터 면적 대비 어린이공원 배율 등 네 지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그림 3]에는 나타난 자치구 면적 대비 어린이공원과 어린이 놀이터 면적 비율의 산점도가 나타나 있습니다. 종로구와 용산구, 은평구, 강북구, 광진구의 경우, 어린이 놀이터건 어린이 공원이건 어린이가 놀 수 있는 공간의 비중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는데요. 이 결과는 각 자치구의 면적 대비로 어린이 놀 공간의 비중을 계산한 값이기 때문에 각 자치구의 크기 차이가 보정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양천구의 경우, 어린이공원 면적 비율과 어린이놀이터 면적 비율이 둘 다 예외적으로 높은 자치구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양천구의 경우 80년대 목동 신도시 조성과정에서 신월동, 신정동 지역은 구획정리사업을 통해, 목동과 신정동 일대는 대규모 택지개발방식을 통해 대규모로 개발이 진행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성동구나 구로구의 경우, 자치구 면적 대비 어린이공원면적은 평균 이하이지만 어린이놀이터 비율은 평균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습니다. 강서구와 서대문구, 노원구의 경우 어린이공원면적이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그림 3] 자치구 면적 대비 어린이공원면적비율과 어린이놀이터면적비율

 

이번에는 이 지표를 공간에 대한 수요를 감안하여 자치구별 어린이 인구(0~15세 인구) 대비로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이 가장 넓은 자치구는 노원구(4.21), 중구(4.09), 서대문구(3.84), 강서구(3.80), 서초구(3.55)이며,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이 가장 좁은 자치구는 광진구(1.83), 은평구(2.07), 동작구, 종로구, 중랑구 순이었습니다. 1인당 어린이공원이 가장 넓은 구는 강서구였으며, 서대문구와 노원구, 중구, 서초구가 그 뒤를 따랐는데요. 1인당 어린이공원이 가장 좁은 자치구는 은평구였으며, 동작구와 구로구, 광진구, 성북구가 그 뒤를 따릅니다. 1인당 어린이 놀 공간과 1인당 어린이공원 면적을 비교해보면, 그 순위는 약간 다르지만 상위 5개구가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어린이 놀 공간의 확보에 있어 ‘어린이공원’의 기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림 4] 15세 이하 아동 인구 대비 어린이공원 및 어린이놀이터 면적

 

1인당 어린이공원면적과 1인당 어린이 놀 공간 면적 모두에서 최하위권을 점하고 있는 자치구는 광진구, 은평구입니다. 이 구들은 앞 장의 자치구별 주택형태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가 아닌 나타난 것처럼 연립·다세대의 비율이 높은 자치구이기도 한데요. 연립이나 다세대의 비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나 환지에 의한 구획정리사업, 재개발, 재건축 등이 진행되지 않은 지역이어서 어린이놀이터나 어린이공원이 조성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양적 자료로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그림과 분석 결과들은 연립·다세대 비율과 1인당 어린이 놀이터 면적, 그리고 1인당 놀 공간의 차이를 자치구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들입니다. 우선, 연립·다세대 비율과 1인당 어린이 놀이터 면적의 차이를 자치구별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분석 결과 두 변수는 매우 명료한 부적 관계를 나타내고 있었으며, 추정 모형의 설명력 또한 매우 높았는데요(R2 =0.668). 거의 모든 자치구들이 예외 없이 회귀선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에서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은평구입니다. 은평구의 경우 연립·다세대의 비율이 가장 높으면서, 1인당 어린이놀이터의 면적은 회귀선의 추정치를 상당히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린이 놀이터가 아파트 주민들의 전용공간으로 활용되는 최근의 추세를 반영할 때, 같은 자치구 내에서 다세대·연립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과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의 놀 공간 격차가 가장 클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놀이터와 어린이공원의 면적을 합친 ‘1인당 놀 공간’으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5] 자치구별 연립·다세대 비율과 1인당어린이놀이터 면적의 관계: 단순회귀결과 및 R²

 

 

[그림 6] 자치구별 연립·다세대비율과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의 관계: 단순회귀결과 및 R²

 


분석 결과, 앞의 분석과 마찬가지로 연립·다세대 비율은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을 추정하는데 역시 설명력이 큰 변수였습니다(R² =0.382). 두 변수는 상당한 부적 선형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즉, 연립·다세대 비율이 높을수록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어린이공원이건 어린이놀이터건 대규모 택지개발이나 구획정리의 과정을 통해 70~80년대에 주로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다만, 자치구별 차이를 좀 더 드러내기 위해서 분석 대상인 두 변수에 의해 만들어진 회귀선에 따른 예측값과, 그 예측값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정도를 비교해보면, 각 자치구별 차이 혹은 노력 요인이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서대문구와 강서구, 동작구는 x축 요인인 ‘연립 다세대주택 비율’에서는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는 자치구들인데, y축의 ‘1인당 놀 공간’ 부분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회귀선에 의한 예측값과 실제값의 차이를 계측한 결과, 강서구와 서대문구는 연립·다세대 비율이 비슷한 여타의 자치구들보다 어린이 놀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한 자치구로 해석할 수 있으며, 동작구와 광진구는 동일 수준의 자치구들보다 어린이 놀이터를 상대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자치구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림 7] 자치구별 1인당 어린이 놀 공간과 1인당 어린이공원의 관계: 단순회귀결과 및 R²


지금까지 검토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치구별 어린이 놀 공간의 공공성을 판단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그림에는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을 예측 변수로, 1인당 어린이 공원 면적을 종속변수로 한 회귀산점도가 표현되어 있는데요. 이 모형의 설명력은 R² =674로 단순 회귀모형으로는 굉장히 높은 설명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림에는 각각 x축과 y축에 평행한 직선이 그어져 있는데, 이 직선들은 각각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의 평균과 1인당 어린이공원의 평균값을 의미합니다. 어린이 놀 공간이 어린이공원과 어린이 놀이터의 합으로 계측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1 사분면에 속하면서 회귀선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강서구와 서대문구, 서초구, 양천구는 타 자치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어린이 놀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면서 회귀선에 의한 예측값보다 더 넓은 1인당 어린이공원면적을 확보하고 있는 자치구로, 충분한 어린이 놀 공간을 공공영역에서 확보하고 있는 자치구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노원구나 중구의 경우, 회귀선 아래에 있긴 하지만 그 잔차가 크지 않고 두 지표 모두에서 양호하기 때문에 공공성 측면에서 우수한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지역은 3 사분면에 속하는 자치구들입니다. 이 그림에서 3 사분면에 속하는 자치구들은 1인당 어린이 놀 공간과 어린이공원 면적이 모두 평균 이하인 자치구로 어린이 놀 공간 확보를 위하여 많은 노력이 필요한 지역인데요. 그중 회귀선 아래에 위치한 은평구와 동작구, 성북구, 중랑구는 어린이 놀 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회귀선에 의해 추정되는 수준의 어린이공원을 갖추지 못한, 공공영역의 놀 공간이 매우 부족한 자치구로 평가할 수 있으며, 회귀선 위에 있긴 하지만 광진구 역시 두 지표에서 좋지 못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 5개구 모두 1인당 어린이 놀 공간과 연립·다세대 비율을 나타냈던 회귀산점도에서 회귀선의 아래쪽에 위치했던 자치구이며, 5개구 가운데 성북구를 제외한 4개구는 연립·다세대 비율이 전체 주택의 30% 이상으로 높은 편에 속하는 자치구들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해당 자치구들이 비숫한 연립·다세대 비율을 보이는 자치구들보다 어린이 놀 공간 확보를 위해 ‘덜’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2. 어린이 놀 공간 영향요인 분석 

이번 절에서는 상관분석과 회귀분석을 통해 자치구별 어린이 놀 공간의 차이를 분석해보자. 우선 아래 [표 19]에는 여러 관련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가 나타나 있는데요. 어린 놀 공간을 구성하는 어린이공원 면적, 어린이놀이터 면적, 1인당 면적 등의 변수들과 어린이 놀 공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는 자치구별 주택형태의 비율, 재정자립도, 매매 평균 가격 등에 대한 피어슨 상관계수를 추정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어린이공원과 어린이놀이터 가운데 어린이 놀 공간 면적 자체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린이놀이터 면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결국 자치구별 어린이 놀 공간의 결정이 80년대에 주로 이루어진 대단위 택지개발 사업이나 구획사업이 절대 면적 확보에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분석 결과들을 수요요인을 감안하여 풀어보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1인당 어린이공원(0.82)’ 면적이었으며 그 뒤를 이은 ‘1인당 놀이터 면적’의 상관계수는 0.66으로 그보다는 낮게 나타났는데요. 주거형태와의 상관관계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본적으로 아파트 비율과 ‘다가구와 연립 및 다세대 비율’은 역관계입니다. 아파트 비율은 어린이 놀 공간, 1인당 어린이 놀 공간, 어린이 공원 면적, 어린이 놀이터 면적, 1인당 어린이 놀이터 면적과 상당히 높은 수준의 상관관계를 보여주었으며, 반대로 ‘다가구와 연립 및 다세대 비율’은 같은 지표들에 대해서 대체로 부적 상관을 보여주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아파트 비율과 어린이공원 면적은 정적 상관을 보인 반면 ‘다가구와 연립 및 다세대 비율’은 어떠한 관계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모든 자치구에서 어린이공원의 조성은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지만, 자치구에 따라서는 ‘다가구와 연립’ 밀집 지역에서도 어린이공원 개발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어 왔기에 두 변수 간 부적 상관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치구별 환경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투입해본 재정자립도와 매매 평균 가격은 별다른 관계를 나타내지 않았다. 이제 위 변수들을 토대로 자치구별 1인당 놀 공간의 결정요인을 회귀모형을 통해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표에는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을 종속변수로 한 두 개의 추정 모형의 결과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먼저 모델 1의 경우, ‘다가구·연립·다세대’ 비율 하나만을 독립변수로 투입하였으며, 모 2에서는 어린이 놀 공간을 확보하는 지자체의 노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두 변수로 주택 매매 평균 가격과 재정자립도를 투입하였습니다. 모델의 설명력을 의미하는 R²는 각각 0.477과 0.521로 모델 2의 설명력이 약간 더 높게 나타났으며, 투입된 모든 변수들의 분산팽창지수(VIF)는 3 이하로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모델 1과 모델 2 모두에서 본 연구가 가장 중요한 설명변수로 상정하고 있는 ‘다가구·연립·다세대’ 비율은 1인당 어린이 놀 공간을 결정하는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각 자치구의 정책역량 차이를 의미하는 재정자립도나 공원 조성단가에 영향을 미칠 부동산 매매 평균 가격 등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이는 어린이 놀 공간을 확보함에 있어 각 기초자치단체의 재정 상황보다는 여타의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요. 그렇다면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최근 협치사업을 통해 새롭게 어린이공원을 조성한 한 자치구의 주무관과의 인터뷰 내용으로 대답을 갈음하겠습니다. 

 

“보통 골목길 안에 주택가를 매입해서 조성하는 토지매입 조성은 15~20년 전까지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자치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지금 조성되는 어린이공원은 대부분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의 각종 개발 사업에 근거한 기부채납 공원입니다. 법적으로 공원녹지를 확보해야 하는 기준에 의해 공원 부지를 결정하는 거고, 자치구에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검토만 구에서 합니다… 이번에 새로 조성한 어린이공원도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부지중 하나로 서울시 공원 조성과 예산으로 매년 하는 보상사업을 통해 보상이 완료된 땅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단체장의 관심이나 보육 관련 단체 등 시민단체의 영향도 있습니다. 저희도 어린이놀이터를 협치 사업의 형태로 조성했는데, 사실 모든 시민이나 주민단체가 협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업에는 ㅇㅇㅇㅇ단체에 속해있는 분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고, 그것이 큰 동력이 되었습니다.”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볼 때, 두 가지 제언이 가능할 것입니다. 첫째, 정부 및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 절의 [그림 6], [그림 7]과 회귀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볼 때, 각 자치구별 ‘다가구·연립·다세대 비율’은 단일한 변수임에도 어린이 놀 공간의 면적과 공공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그런데 이 비율에 영향을 미치게 될 각종 개발 사업 및 도시계획의 수립은 기본적으로 서울시의 몫이며,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각종 법률 기준 마련은 중앙정부의 몫입니다. 어린이 놀 공간의 절대 면적 문제, 그리고 그 공간의 ‘공공성’ 문제에 대한 정부 및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인식이 필요합니다. 


둘째, 기초자치단체 역시 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요. [그림 6]에 드러났듯이 연립·다세대 비율이 30% 초반으로 비슷한 서대문구와 동작구, 40% 초반으로 비슷한 강북구와  광진구의 어린이 놀 공간에 큰 차이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회귀분석 결과에서도 각 자치구의 재정자립도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이는 결국 단체장의 의지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어린이 관련 시민단체의 활동이 중요한 변수가 됨을 의미합니다. 아파트에 살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제반 환경, 그리고 어린이의 안전하고 행복한 미래를 보장하는 서울이 이루어지길 소망해 봅니다.

3. 문제정의 과정에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였나요?

서울시 자료 검토, 서울시 공원 통계 검토, 관계 법령 검토, 현지 실사, 선행연구검토, 팀 내 워크숍, 자치구 어린이공원 담당자 인터뷰 등

4. 문제정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진행 이후에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어주세요

기본적으로 지자체나 정부에서 생산하고 있는 어린이 놀 공간 관련 통계자료들이 크게 부실하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공원 통계 가운데 이용자 수 계측 같은 경우, 시에서 일정한 지침 없이 취합하고 있어 자치구 별로 계측 방식이 상이하여 비교 불가능한 자료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보유하고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 대한 자료 역시 면적이나 시설물 현황 등에 대한 자료가 빠져 있어서 정확한 비교가 불가능했습니다.

5.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추천할 자료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논문/학술지>


- World Health Organization. (2010) ‘Urban Planning, Environment and Health: From Evidence to Policy Action’.
-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 (2007). 『주민참여를 통한 한평공원 만들기』.
- 권주안, 이유진, 최혜경. (2005). 주택구입 결정요인 분석. 주택산업연구원
- 김동찬, 노경식. (2011). 상상어린이공원 설계과정의 주민참여와 시공 후 미반영요인과의 관계 분석. 한국디자인문화학회지, 17(3), 121-131.
- 김명순, 김길숙, 김지연, 신혜영, 정미림, 최현희, 최지예. (2017). 아동 놀이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 보건복지부·연세대학교
- 김묘정, 정지석. (2014). 어린이공원의 커뮤니티 기능 향상 및 이용 활성화 연구. 대한건축학회 논문집-계획계, 30(4), 181-189.
- 김성연. (2009). 공동주택 커뮤니티 공간에 나타난 감성적 표현 특성에 관한 연구.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 김용국. (2015). 녹색복지 실현을 위한 서울시 근린공원의 형평성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 김원주. (2008). 이용자의 평가를 통한 어린이공원 개선방안 연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 김원주. (2009). 상상과 창의를 유발하는 어린이공원 개선 전략. SDI정책리포트, (37), 1-22.
- 박소현, 김규식, 고병옥. (2014). 어린이공원 수급적정성 평가에 관한 연구. 서울도시연구, 15(3), 79-93.
- 변수정, 조성호, 이지혜. (2018). 청년층의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서울특별시. (2015). 『2030 서울시 공원녹지 기본계획』.
- 신미숙. (2012). 상상어린이공원의 사업후평가에 관한 연구.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 신순호, ․박성현(2011). 도시의 모험놀이터 ‘플레이파크’에 관한 고찰: 일본 동경도 「세타가야구 하네기 플레이파크」를 사례로. 도시행정학보, 24(1), 239-262.
- 오기영. (2004). 택지개발지구내 노후 어린이 공원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한경대학교 산업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 오민석. (2015). 도시 공원의 복지 가치 개념과 효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 이동훈, 이석환, 백기영. (2016). 이용자 행태 및 특성에 따른 어린이공원 시설 계획 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17(12), 232-241.
- 이봉주. (2019). 국제비교 맥락에서의 한국아동의 주관적 행복감. 한국 아동의 삶의 질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 발표자료.
- 이숙미, 오충현. (2012). 입지유형별 어린이공원 이용행태 및 만족도연구. 한국환경생태학회 학술대회 논문집 22(1): 121-124
- 조명래. (2011). 만들어진 ‘공간 불평등’, 지역격차. 월간 복지동향, (157), 4-9.
- 조한솔, 한소영, 조경진. (2014). 현대 도시공원에서 나타나는 복지이념 구현양상 및실천 전략에 관한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42(6), 60-71
- 홍인옥. (2001). 놀이터와 마을만들기. 도시와 빈곤. 53:1097127

 

 

<기사>


- “서울시, ‘창의어린이놀이터’ 20곳 재조성”... 주민공모 방식 첫 도입, 머니투데이, 2019
- “자기야 연립 전세부터 신혼시작하자” 이 말에 결혼 깨졌다., 중앙일보, 2019.
- “아이들에겐 놀이가 ‘밥’이고 ‘숨’이다”, 한겨레, 2019
- “서울시, 도봉구 개나리어린이공원 새롭게 조성”, 서울타임즈

“서울시, 2020년 창의어린이놀이터 대상지 21개소 선정”, 환경과조경, 2019

“서울시내, 상상어린이공원 이용수기 모집”, 서울타임즈, 2019

“아파트 입주민 외 어린이 놀이터 출입금지”에 상처난 동심, YTN, 2019

“강서구 다운어린이공원놀이터, 창의어린이놀이터로 재조성”, 2019

“서울정책아카이브”, 2015

 

 

<기타> 

 

- “서울시 공원현황 통계자료” , 2019

“놀이시설통계”, 행정안전부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시스템, 2019

팀 소개

은석 · 이혜림
은석(덕성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 이혜림(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연구원)
팀 커리어
은석은 복지정책 연구자이며 주요 연구로 “복지제도의 확대와 세대 갈등(2019)”, “세대 차인가 계층차이인가(2018)” 등을, 이혜림은 복지정책 연구자로 “서울시 청년기본소득 실현방안 연구(2019)” 등을 저술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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