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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양육시설 아이들이 더 행복해지려면? by 당당호
심리/정서 아동청소년 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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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정의 본문

 

아동양육시설에서 자라는 아동의 경우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 인해 부모와 헤어져 생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부모와의 분리과정에서 깊은 심리적 상처를 입습니다. 임팩트베이스캠프 10기 참여팀인 당당호는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하는 청소년이 치유되고 회복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정의해 보았습니다.

Why

Background & Emotional
1. 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아동양육시설에서 졸업한 지 7년이 지난 친구에게 들었던 그 시절의 경험입니다. 친구가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당시, 단체 생활이 기본인 보육원에서 식사시간이 지나면 밥을 먹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잠을 자느라 식사시간을 놓친 친구는 너무 배가 고파 주방에 들어가 몰래 밥을 먹으려던 찰나에 식당 이모님께 걸려 혼이나고 밥을 먹은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시설에서는 정해져 있는 식사시간 외에는 식사를 하지 못하고, 일괄적인 기상시간에 하루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쉽게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는 등, 정서적인 면에서 편안함을 느끼기는 어려웠고, 단체 생활을 통해 기본적인 식사와 주거 문제만 해결했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편안한 분위기에서 보호받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친구가 보육원을 떠난 지 7년, 보육원 아이들이 지금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고 그 안에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선생님과의 관계는 어떠한지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2. 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일까요?

아동복지양육시설의 존재와 책임

 

 아동복지양육시설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권익과 복지를 최대한 보장하고, 아동들이 가족 및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설을 말합니다. 그 안에서 거주하는 청소년들은 일반 아동에 비해 ‘시설 아동’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더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자기 정체성과 존중감이 확립되어야 할 시기인 청소년기에 이러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내재화하게 되면, 이후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는 일이 어려워집니다.

 

 이런 문제를 완화해주어야 하는 시설 선생님들은 많은 업무량으로 인해 한 아이에게 깊이있게 관심을 줄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로 인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정서적 유대감을 아동양육시설에서 보충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학대 경험이 초래하는 심리적, 정신적 영향

 

시설보호아동은 부모가 아동에 대한 역할을 수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경우, 집단보호가 제공되는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을 의미합니다. 시설보호아동 발생 사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사유는 부모 학대(26%)였으며, 다음으로 미혼모·부 아동(22.3%), 부모 이혼(21.9%)이 가장 높았습니다. 대다수의 시설 아이들이 경험한 학대와 방임은 아동의 건강에 영향을 미칩니다. 단 한 번의 학대 경험으로도 아동은 오랜 기간 동안 신체적, 정서적 장애로 고통받을 수 있으며, 사회관계 및 직업적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학대는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섭식 장애, 학습 및 기억 장애와 같은 심리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인격 장애, 우울증, 해리성 기억상실, 신체화 장애와 같은 증상을 유발하여 정신 장애의 유병률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학대와 방임을 경험한 아동이라고 해도 이러한 장애 유발이 불가피한 것은 아닙니다. 학대 정도와 애착 방식 간의 관계를 고려하여 아이들에게 맞는 심리적 치료 방법을 제공한다면, 정신적으로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출처] “아동 학대 생존자, 성인이 되어서도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Medical Report, 2018.01.02

Who & What

Fact & Data
1. 이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대상은 누구이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과거 트라우마와 이에 대한 시설내에서의 치유적이지 못한 환경으로 인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성적 신체적 학대가 주변 신고나 노출이 돼서 긴급으로 시설에 오게 돼요.

그래서 집에서 어른에 대한 사랑, 따뜻하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해요" - 인천 모 아동양육시설 선생님

 

보호대상 아동의 대부분은 어렸을 때부터 방임된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가정불화로 인천의 모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하게 된 아이는 아빠에게서 받은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아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행복한 가정에 태어난 나’ 보다는 ‘엄마를 많이 사랑해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은 “당연히 사랑받아야 하는 아이들인데, 본인이 울어도 엄마가 바로 오지 못한다는 걸 아는 거 같아요. 그런 게 커서도 다 남아있는 거 같다며, “아이들 마음 한 구석에 구멍이 나 있다”고 합니다. 

 

과한 업무량과 높은 이직률로 인해 아동양육시설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심리적 치료를 제공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한국아동복지협회 조사에 따르면 아동양육시설 아동의 69.8%는 학대 경험과 방임으로 인한 심리적 상실감 등으로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 원만한 생활을 해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심리 치료와 정서적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이를 관리 해줄 수 있는 아동양육시설 선생님들이 높은 이직률로 자주 바뀌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출처] 10명 아이들의 ‘엄마'는 오늘도 웁니다 

 

마음만큼 다가서지 못하는 선생님

 

“아이들은 가정환경이 그럴 뿐, 조금만 마음을 잘 먹으면 어디로든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내가 방향을 잘못 잡아주면 아이들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너무 두려워요. 여기서 일하자마자

사건도 터지고, 가출도 하고… 여러가지 사건이 발생해서 하루하루를 지내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 인천 모 아동양육시설 선생님

 

“‘부모가 행복해야 자식이 행복해진다’ 라는 말이 있듯, 아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입장의

사람들이 일단 힘이 내야 아이들에게도 더 좋은 대우가 가능한데, 많은 업무량으로 불가능해요”
- 서울 모 아동양육시설 선생님

 

“선생님과 단 둘이 이야기 할 때는 어색해요"
- 인천 모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하는 청소년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남은 아이들에게 선생님들은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듬어주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내가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하나 더 남길까 봐' 라는 생각에 부담을 느낍니다. 또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이상의 것들이 요구되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쉽게 소진을 느낍니다. 때문에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방법이라도, 선생님들은 많은 인원과 함께하다 보니 통금 시간을 규제하거나, 아이들의 외출에 더 엄격해지거나, 기상/식사 시간을 정해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선생님의 규제는 안타깝게도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에 정서적 거리감을 키우곤 합니다. 아동양육시설의 아동들은 깊은 관심과 애정을 필요로 하지만, 이러한 환경 때문에 선생님과 아이들은 친밀한 정서적 관계를 쌓기 어렵습니다. 

 

[출처] “복지부 ‘학대 경험 시설 아동 대상 심리·재활치료 확대’", 아시아경제, 2019.05.02 

[출처] “18세에 아동양육시설 나서자마자 생존전쟁... 돈 아끼려 끼니도 자주 걸러요”, 한국일보, 2019.01.22

 

시설 내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아동양육시설을 퇴소하고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과 학습을 통해 도와주지만, 아이들은 심리적 부담을 경제적 어려움, 주거 문제 다음으로 가장 크게 생각합니다. 방임과 가정 학대로부터 얻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정서적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선생님이 아이들이 커 가는 과정에서 함께 해 줄 수 있다면, 그리고 아이들이 선생님과 소통을 하는데 망설임과 부담감이 없다면, 심리적 부담감이 큰 청소년들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 견고한 지지대가 될 것입니다. 

2. 이 문제와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은 누구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1. 아동양육시설 생활 지도원

 

재원아동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부모님의 역할을 하는 존재로, 업무 과정에 있어서 가장 큰 심리적인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 바로 옆에서 생활하는 만큼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기 쉬운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직접적으로 케어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자립지원요원과 협력하여 아이들의 양육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2. 자립지원요원

 

아이들의 재원시절부터 퇴소 후까지 자립과 관련하여 아이들과 가장 소통이 많은 이해관계자입니다. 사후관리를 통해 아동양육시설 퇴소자와도 연락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재원생과 퇴소자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생활 지도원에 비해 아이들의 생활문제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하지만 진학, 취업 등 퇴소 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동양육시설 내에서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의 소통에 대해서는 생활 지도원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으며 생활 지도원과 협력하여 아이들을 위한 정책을 직접 실행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입니다. 

 

3. 아동양육시설 퇴소자

 

시설 내 아이들의 생활을 직접 겪어본 입장으로 아이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재원생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재원생에게는 선/후배를 넘어 형제자매와 같은 존재로 아이들에게 상대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본인들의 경험을 토대로 재원 중인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간접적으로 제시할 수 있으며 미성년자인 재원생을 대신하여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입니다.

 

4. 정책 실무자

 

아동양육시설의 운영방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위치입니다.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지는 못 하지만,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3. 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양육시설 생활 지도원과의 관계에서

 

양육시설 생활 지도원은 아이들이 원내에서 생활함에 있어 가장 가까이 붙어있는 존재로, 아이들과의 정서적인 교감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근무형태가 이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과거 생활 지도원의 이직 비율이 높아 공석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지자 양육시설에서 생활 지도원을 계약직의 형태로 뽑는 일이 증가했습니다. 시설의 입장에서는 쉽고 빠르게 생활 지도원을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지만, 생활 지도원의 입장에서는 근무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대부분의 생활 지도원은 본인의 근무 기간에만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된다는 태도를 갖게 됩니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한 생활 지도원은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최근 생활 지도원들은 아이들을 위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좋은 말만 해주는

그냥 인기있는 선생님이 되려고 한다. 아이들이 아동양육시설 내에 있을 때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다.”

 

 

자립지원전담요원과의 관계에서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하는 아이들은 중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립을 위한 교육을 받기 시작합니다. 때문에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있어 자립지원전담요원은 생활 지도원만큼 가까운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자립 후의 생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들의 업무환경이 이를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시설 내에서 자립지원전담요원은 보호종료를 앞둔 청소년들의 자립관련 업무를 함과 동시에 보호종료가 이루어진 아이들을 위해 5년간 사후관리 업무를 수행합니다. 법적으로 아이 100명 당 1명의 자립지원전담요원이 배치되는데, 이들이 관리해야 하는 보호종료 아동의 수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아동의 수는 100명이 훌쩍 넘습니다. 또한 ‘자립’의 정의는 아이를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시키자는 다소 애매한 의미 속에서 취업, 주거, 생활 등의 분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아이에게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지원과 관리가 모두 자립지원전담요원 1명에게 돌아가기에 일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아이 1명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줄어듭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자립지원전담요원과 생활 지도원의 업무 환경은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들의 업무가 늘어날수록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깊이있게 신경을 쓰기 보다는 일괄적인 일 처리 방식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 방식은 아이들로 하여금 선생님의 존재를 ‘신뢰할 수 있는 어른’에서 ‘내가 필요한 때 나를 찾는 사람’으로 인식시켰습니다. 우리가 만난 아동양육시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연락이 닿아야 하기 때문에 아이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거나, 아이들이 잘못해도 쉽게 꾸짖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선생님들은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아이들과 계속 연락이 닿아야 해요.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추적당하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그래도 조사를 멈출 수는 없어요”

- 서울 모 아동양육시설 선생님

 

“아이들이 잘못된 상황에 처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고 말을 하더라도 꾸짖을 수 없는 상황이예요.
연락이 끊기면 안되니까…”  

- 서울 모 아동양육시설 선생님

 

한국부모교육연구원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청소년기는 아이들의 뇌의 변화가 매우 급격하게 일어나는 시기이기에 아이와의 교육과 교감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실제 아동양육시설 퇴소자들은 본인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존재는 바쁜 상황 속에서  자신들을 행적적 관점에서 보는 어른이 아닌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들어줄 수 있는 어른들”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일괄적인 일 처리 방식은 아이와 선생님 사이에 벽을 만들고, 소통을 방해하는 것을 넘어 서로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기분이 나쁘면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아이들 한 명 한 명 상대하다 보면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게 되고 결국 아이가 왜 기분이 나쁜지 보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기분 좋게 만들어서 대답을 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반해 아이들은 “분명 내가 말할 수 있는 제도나 환경은 있어요. 하지만 정작 선생님을 대면한 상태로 말을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실 말한다고 해도 딱히 바뀔 것 같지도 않고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해요.”라고 말하며 사실상 본인이 원하는 말을 하고 도움을 청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했습니다. 서로가 자신의 입장에서만 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정책 실무자로 인해

 

지금 아이들이 겪는 문제에는 생각보다도 더 복잡한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 선생님,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들, 더 나아가 국회까지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책 실무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아이들과 현장 실무자들이 원하는 정책 방안을 내놓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생기는 입장차이가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었습니다.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현장의 의견을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가 내놓은 의견이 전혀 반영되는 것 같지가 않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시설에도 연락을 해보니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 서울 모 아동양육시설 자립지원전담요원

 

“저희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요. 내가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진다는 경험.
돈이야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 한다고 생각을 해요.”
 - 서울 모 아동양육시설 퇴소자

4.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 사례는 무엇이 있고, 그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가요?

시설 익명 게시판 건의함 설치

 

시설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들이 선생님과 대면한 상태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보육시설에서 익명 게시판과 건의함 등을 설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아동양육시설 관계자에 따르면, 건의함이 처음 생겼을 때는 아이들이 의견을 자주 넣었는데 몇 달 뒤에는 한 달에 1건 정도로 참여 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한 아동양육시설 졸업자는 “처음에 원하는 바를 쓰라고 했을 때는 신나서 썼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가 원하는 것을 쓰는 것과는 별개로 별로 바뀌는 게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 같아요.”라고 답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선생님들 역시 이 점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건의한 의견을 전부 반영하며 시설을 운영하기에는 제도적으로 신경 쓸 점이 너무 많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었습니다.

 

아동양육시설을 소규모 그룹케어 형태로 전환하는 전세계적 추세

 

UN 아동권리협약은 단체 생활로 인해 생기는 제도적인 불편함과 아이들의 불안정한 정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동양육시설을 줄여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동양육시설은 소규모 그룹케어, 그룹홈 형태를 제외한 형태를 말합니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시설의 수는 줄어들고 있으며 각국의 정부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일반 가정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와 맞물려 시설에 재원 중인 아이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이는 지금의 상황과도 잘 맞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년 안에 흔히 말하는 대형 시설이 없어지고 소규모 그룹케어의 형태로 아이들이 생활을 하게 된다면 상당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고려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룹케어 형태의 시설을 운영하는 원장이 아동양육시설 시설장과 비교했을 때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입니다. 대형 시설이 없어지고 소규모 그룹케어 시설이 늘어난다는 것은 절대적인 시설의 수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이 상황에서 시설 하나하나를 중앙에서 관리한다는 것은 지금보다 더한 노력을 요할 것입니다. 여기서 생기는 빈틈은 관리에 대한 소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들의 정서적 발달 뿐만 아니라 시설의 원활한 운영을 책임지게 되는 그룹케어 원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소규모 그룹케어 형태의 시설은 아이들의 가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보육시설 관계자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특별법 제정 시도

 

이밖에 제도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도 진행중입니다.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보호종료아동 자립 멘토 바람개비 서포터즈, 법학전문대학원 등 아동과 이해관계를 이루고 있는 부처의 관계자들이 모여 자립지원대상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법 제정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조사와 연구를 통해 특별법안을 발의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입법 과정에 있어 마찰이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진행형이지만 관련 관계자들은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5. 전 과정을 통해 정의한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요?

아동양육시설에 사는 청소년들은 (대상자)

안정적인 정서적 교감을 얻기 위해 (최종 목표)

선생님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정의한 문제)

How

Idea & Impact
1.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1. 많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방법

 

보육 선생님과 아이들의 관계가 좋았던 아동양육시설의 공통점을 보면,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수용하고, 선택의 기회를 열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아동양육시설에서는 아이들 수에 비해 매우 적은 선생님들 수, 밀려드는 서류 작업과 실시해야 하는 의무교육 등 제약 때문에 선생님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온전히 마음을 쏟을 여유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정해진 규칙을 무조건 따르길 강요하기보다, 아이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자연스럽게 아이들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의사소통 방법이 필요합니다.

 

 

2.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시설 내 분위기

 

상호 간의 정서적인 교감을 위해서는 서로 간 먼저 용기를 내고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아동양육시설 아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시설 내에서 자신의 의견, 기분, 생각을 편하게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아이들 또한 조금 더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기회들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2.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현재 구상중이거나, 실천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고안하고 있습니다.

 

1. 앱 커뮤니티를 통한 아동양육시설 내 의견제시 창구

 

앱을 이용해 선생님과 아이들이 외부의 제약없이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수단을 프로토타입으로 구상 중에 있습니다. 

 

2. 즐겁고 재미있는 의사소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보드게임

 

강압적이고, 수동적인 분위기가 아닌,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게임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3. 문제정의 과정에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였나요?

1. 대상자와 관계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인터뷰 (아동양육시설 선생님 11명, 정책 실무자 4명 대상)

 

9개 기관의 자립지원전담요원 혹은 양육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만나기 전, 가장 가까이에 계신 선생님들을 통해, 그들의 관점에서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점은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하였습니다. 저희 팀이 초반에 초점을 맞췄던 보호종료가 예정된 아동의 자립 과정에는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소 후 보호종료 아동이 겪는 경제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까지도 알 수 있었고, 심리적인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게 되면서 아이들의 아동양육시설 내 자율성과 의사소통에 관한 문제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동양육시설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질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지원에 관련된 정책을 발의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님, 한화생명의 ‘청년(비상)금’ 지원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부서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아동양육시설 아이들과 만남을 위한 다양한 시도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하는 청소년 35명 대상)

 

 

‘질문 카드’를 이용한 인터뷰

 

아동양육시설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였습니다. 아이들과의 인터뷰에서는 부담감을 덜고,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질문 카드’를 만들어 진행했습니다. 선정한 질문을 가치관, 꿈, 졸업 등의 주제로 나누었습니다. 키워드에 따라 카드를 선택하고 질문에 함께 이야기해보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니가 세 가지 소원을 빌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나요?”,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할 때 나를 붙잡는 것은 무엇인가요?”, “내가 원하는 10년 뒤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등의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

 

25명 가량의 그룹홈 아이들이 참여하는 캠프 과정 중 일부분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라포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공감과 경청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레크레이션 활동,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보드게임을 활용하여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3. 서면, 전화 등의 다양한 인터뷰 방법 시도

 

아동양육시설에서 졸업해 이미 사회에 나간 졸업자들과의 만남은 쉽지 않았습니다. 먼저, SNS를 통해서 아동 양육시설 졸업자들이 재원생에게 멘토가 되어주는 ‘바람개비 서포터즈’에게 연락을 취하고, 아동 양육시설 졸업 후 보호종료 아이들의 일자리 제공을 위해 창업하신 ‘브라더스키퍼’ 대표님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만남이 어려운 분들은 서면, 전화 등 다양한 방법의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4. 문제정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진행 이후에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어주세요

1. 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아이들

 

우리 팀의 문제정의는 보호종료 아동들이 자립 시 겪는 어려움에서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아동양육시설 관계자들과 아이들, 졸업생들을 만나면서 퇴소 시 겪는 어려움 뿐만 아니라 현재 아동양육시설 안에서도 아이들이 겪는 수많은 문제를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퇴소 시 마주하는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 아동양육시설 내의 획일화된 프로그램, 강제적인 규율, 선후배간 위계질서, 아동양육시설 내 선택의 제한성, 시설병 증후군 등 다양한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저희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아이들이 보호 아동이라는 자신의 배경을 숨기면서 스스로를 억압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보았을 때, 아이들에게는 자신을 온전히 보여주고 받아주며 정서적인 교감을 나눌 대상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인터뷰를 통해 친해진 아동양육시설 졸업자 분은 타인에게 아동양육시설에 대해서 깊게 털어놓은 경험이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그 당시의 이야기를 털어 놓을 이가 없다는 것, 그리고 시설 내에서 선생님과의 그러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모습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2. 인터뷰 섭외 과정의 어려움

 

보육기관 관계자들은 인터뷰 자체를 조심스러워 합니다. 인터뷰가 악용되었던 경험이나, 아이들이 원치 않는 인터뷰, 혹시나 이를 통해 아이들이 받게 될 상처 등의 이유로 인해 섭외 과정에서부터 많은 난항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선 기관의 협조가 우선적으로 되어야 하는데, 협조를 하지 않는 이유 또한 이해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노력이 무의미해질 때가 많아 아쉽습니다. 그들에게 올바른 방향으로 관심을 갖고 그들 또한 편하게 마음 열고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5.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추천할 자료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논문/학술지>

1. 아동복지 보호시설 아동인권상황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2. 아동보호제도 평가 및 개편방안 마련 연구, 2016

3. 사회복지 종사자 보수수준 및 근로여건 실태조사2017

 

<기사>

1. 학대.방임에 고아 아닌 고아로 자라나는 아이들, 2019, 세계일보

2. “18살 되기 싫어요” 보호종료 아동들의 호소, 2019, 매일경제

3. 2018 아동복지시설 및 공동생활가정 현황, 2017.12.31 기준

4. 보호종료 청소년 자립지원 특별법세미나 자료 참고

팀 소개

당당호
'당당호(呼)'는 루트임팩트의 '임팩트베이스캠프'를 통해 만나게 된 팀입니다. 청소년 교육에 열정 있는 청년들이 모여 보육원 내 청소년들이 겪는 심리적 문제를 집중해보고자 서울, 인천, 전주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그들의 진심이 세상에 닿고, 당당하게 자신을 외칠 수 있는 그날까지 저희 당당호의 여정은 계속 될 것 입니다.
팀 커리어
루트임팩트 임팩트베이스캠프 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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